특집

[국감2011] 미디어렙·개인정보·통신비 ‘설전’…자정 넘긴 방통위 국감(종합)

윤상호 기자
- 최시중 위원장 위증 고발 논란도…통신업계 올해도 ‘곤혹’

[디지털데일리 채수웅 윤상호 이민형기자] 오전 10시에 시작한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의 방송통신위원회 국정감사가 자정을 넘겨 끝났다.

올해도 정부와 여야의 종합편성채널(PP)을 둘러싼 시각차가 발목을 잡았다. 미디어렙 법 처리 지연을 놓고 벌인 정부와 한나라당, 민주당의 책임 공방 과정에서 방통위 최시중 위원장이 위증을 했다며 국감 도중 민주당이 성명서를 내는 상황까지 발생했다.

미디어렙은 방송사가 개별 광고 영업을 하지 않고 공동으로 수주해 수익을 분배하는 형태다. 3년 전 방송광고공사 체제가 헌법불합치 결정을 받아 대체 입법이 진행 중이었다. 특히 PP의 개국이 12월로 다가오면서 이들이 각각 영업을 할 경우 지방 방송사와 종교 방송 등 취약 언론 생존이 어렵고 방송 콘텐츠가 선정적으로 변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돼왔다.

민주당 의원들은 “미디어렙에 법안 지연은 방통위가 주무부처로 수수방관해왔기 때문”이라고 반발했고 최 위원장은 “공식 의견을 이미 제출했다”고 맞받았다. 한나라당 의원들은 “민주당이 제대로 된 논의에 참여치 않았다”고 거들었다. 이들은 시작부터 마치기 직전까지 미디어렙을 두고 시시각각 대립했다.

정책의제 중에서는 단골메뉴였던 통신비 인하 문제와 더불어 개인정보 보호 문제가 화두가 됐다. 특히 지난 7월 발생한 SK커뮤니케이션즈의 3500만명 개인정보 유출이 도마 위에 올랐다. SK커뮤니케이션즈가 작년 보안 투자를 0원만 했다거나 싸구려 보안 솔루션 때문에 사고가 났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증인으로 출석한 SK커뮤니케이션즈 주형철 대표는 “이번 해킹사태에 책임을 통감하고 있고 국민들에게 깊은 사과를 드린다”며 “(약관을 회사와 사용자가 평등하게 고쳐야 한다는 지적에 대해) 동의한다”라며 “약관을 어떻게 고쳐야 할지는 자세히 살펴봐야 할 것”이라고 설명하며 향후 같은 문제재발시 피해보상 규정을 약관에 포함할 뜻을 시사했다.

통신비 인하는 여야가 한목소리였다. 통신사의 당기순이익이 과도하다는 지적부터 해외보다 비싼 휴대폰 출고가, 낮은 과징금 등이 원인으로 꼽혔다. KT의 2세대(2G) 이동통신 종료 과정에서 소비자 편익에 대한 고민이 없다는 지적도 나왔다. 작년에도 문제가 됐던 KT 정액요금제는 이번에도 등장했다.

SK텔레콤의 이형희 전무와 KT 서홍석 부사장은 의원들의 호통에 답변 기회도 제대로 얻지 못하고 진땀을 흘렸다. 의원들은 후속 답변이 구체적이지 않을 경우 최고경영자를 확인감사 증인으로 신청하겠다고 엄포를 놨다.

방통위 최 위원장은 국감 질의응답을 통해 ▲통신사 불법 영업에 대한 과징금 현실화 ▲PP 출현에 따른 취약 방송 지원 ▲군 복무 장병 휴대폰 일시정지 요금 무료화 ▲스마트폰 정액제 ‘무료’ 통화 표시 시정 ▲휴대폰 출고가 인하 검토 ▲인터넷 실명제 재검토 ▲보안 인력 처우 개선 ▲보안 사고 시 기업 책임 강화 등을 약속했다.

한편 이날 여당에서 최 위원장의 용퇴를 촉구하는 주장이 나와 귀추가 주목된다. 최 위원장은 현 국무위원 중 최장수 국무위원이다. 이명박 정부 출범부터 지금까지 방통위를 지켰다.

한나라당 홍사덕 의원은 “어려운 과제를 성공시킨 사람은 해결된 상황에서 다시 발생하는 문제 해결에 있어서는 굼뜨거나 실패할 가능성이 높다”라며 “문제가 마무리 된 이후 발생하는 문제를 해결하려면 새로운 사항을 열 수 있는 사람이 필요하다”라고 최 위원장의 결단을 요구했다.

최 위원장도 그간의 사퇴요구 대응과는 달리 “새로운 장을 열 필요가 있다는 지적에 대해 저 역시 그렇게 생각한다”며 “그 이상 말할 처지는 안되지만 여러 생각을 하고 있다”라고 사퇴 가능성을 내비췄다.

방통위 국감은 22일 오전 10시에 개회해 3번의 휴식을 포함해 23일 오전 12시2분에 마쳤다. 방통위 확인감사는 오는 10월6일이다.

<윤상호 기자>crow@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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