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

[국감 2011]과징금 산정…체계적 공정위-주먹구구 방통위

채수웅 기자
[디지털데일리 채수웅기자] 방송통신위원회의 과징금 부과 프로세스가 주먹구구식이라는 지적이 제기됐다. 과징금을 체계적이고 구체적으로 산정하는 공정거래위원회에 비해 방통위는 명확한 기준 없이 고무줄 잣대를 적용한다는 것이다.

조윤선 한나라당 의원은 22일 국회서 열린 방송통신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방통위의 과징금 산정은 객관적인 잣대가 있는 것이 아니라 필요에 따라 하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조 의원은 공정위의 과징금 산정 과정과 비교해 방통위 과징금 산정 과정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공정위가 과징금 산정과 관련해 각 단계별로 관련 매출액, 부과기준율, 기본과징금, 가중감경사유 및 비율 등을 근거와 함께 구체적으로 기재하고 있는 반면, 방통위의 경우 객관적인 기준이 없다는 것이 조 의원의 주장이다.

예를 들어 방통위의 금지행위 위반에 대한 과징금 부과 세부기준에 따르면 과징금은 관련매출액을 기준으로 부과하도록 돼있다. 하지만 방통위는 지난해 '이통3사의 무선데이터 관련 이용자이익 저해의 건'을 처리하며 고시에 없는 연평균매출액을 적용했다.

조 의원은 "방통위 의결서에는 공정위와 달리 과징금 상한액, 기준 과징금, 부과 과징금 금액만 기재되어 있지 어떻게 과징금이 산정되었는지 구체적인 기준과 근거 제시는 없다"고 지적했다.

조 의원은 감독기관 겸 규제기관이라는 방통위의 구조적 특성이 이같은 결과를 초래한 것으로 보았다.  

그는 "공정위가 과징금을 내리면 거의 100% 법원으로 가기 때문에 다툼의 여지가 없을 정도로 과징금을 산정한다"며 "하지만 방통위는 규제기관이자 감독기관이기 때문에 감독을 받아야 하는 회사는 괘씸죄에 걸릴것을 우려해 법원으로 가지 못한다"고 분석했다.

조 의원은 "이러한 방통위의 자의적 제도 운영으로 과징금이 사업자 길들이기의 일환으로 오용되거나 정책을 강압적으로 관철하는 수단으로 악용되지 않을까 우려된다"며 "과징금 제도의 취지에 부합하고 제재의 실효성 및 형평성을 확보할 수 있도록 과징금 산정기준의 재정립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채수웅 기자>woong@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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