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

[국감 2011] 여당 의원 사퇴요구에…최시중 방통위원장 “공감”

채수웅 기자
[디지털데일리 채수웅기자] 그동안 야당 의원들의 집요한 사퇴요구에도 꿈쩍하지 않았던 최시중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이 흔들리는 모습을 보였다.

지난 3년여간
야당 의원들은 국정감사, 인사청문회 등에서 최시중 위원장의 정치성향, 능력 등을 거론하며 꾸준히 사퇴를 촉구해왔다. 하지만 최 위원장은 그럴 때마다 노련하게 위기를 벗어나곤 했다.

22일 국회서 열린 방송통신위원회 국정감사에서는 다른 모습이 연출됐다. 한 의원의 완곡한 발언에 대해 최 위원장의 마음도 흔들렸다.

이날 홍사덕 한나라당 의원은 "최 위원장은 방송통신 융합의 상징인 IPTV 정착과 여야가 극단적인 대립을 해왔던 미디어법도 정비했다"며 "누구도 할 수 없었던 것을 위원장이 마침내 이뤄냈다"고 높이 평가했다.

하지만 홍 의원은 "어려운 과제를 성공시킨 사람은 해결된 상황에서 다시 발생하는 문제 해결에 있어서는 굼뜨거나 실패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즉, 최시중 위원장이 IPTV를 성공적으로 안착시켰고, 미디어법 역시 통과시켰지만 여기서 발생하는 문제를 해결하는데는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홍 의원은 "스마트TV가 나오며 IPTV는 수명을 다했고, 종편 허가로 끝난 미디어법 역시 앞으로 나타날 광고 및 언론 생태계를 극도로 위협하게 됐는데 최시중 위원장이 자제시킬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문제가 마무리 된 이후 발생하는 문제를 해결하려면 새로운 사항을 열 수 있는 사람이 필요하다"며 "새로운 접근, 새로운 철학, 새로운 발상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최 위원장이 IPTV, 종편 등은 출범시켰지만 이로 인한 문제점들이 불거지는 상황에서 해결 책임자로서 최시중 위원장은 자질이 없다는 지적인 것이다.

무엇보다 홍사덕 의원의 경우 그동안 최 위원장의 사퇴를 꾸준히 요구해온 야당 의원들을 방어해준 한나라당 소속 이라는 점에서 다소 충격적이다.

홍 의원 역시 "여당 소속 의원의 업보를 내려놓고, 그동안의 인연도 잊고 오랜 생각끝에 이 말을 드린다"며 "이제는 전혀 새로운 접근이 필요한 시점이 됐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최시중 위원장은 "지적에 대해 공감한다"고 답했다.

그는 "새로운 장을 열 필요가 있다는 지적에 대해 저 역시 그렇게 생각한다"며 "그 이상 말할 처지는 안되지만 여러 생각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 동안 야당 의원들의 사퇴요구에 대해서는 강한 방어막을 쳤던 최 위원장이지만 이번 홍사덕 의원의 발언에 대해서는 이례적으로 공감을 표시한 것이다.

무엇보다 "여러 생각을 하고 있다"는 최 위원장의 발언을 감안하고, "새로운 접근이 필요한 시점"에 대해 최 위원장이 어떻게 생각 하느냐에 따라서 의외의 상황이 연출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채수웅 기자>woong@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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