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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금주파수 700MHz 나온다…내년 주파수 전쟁 어떻게?

채수웅 기자
[디지털데일리 채수웅기자] 통신3사의 치열한 주파수 전쟁이 내년 다시 재연될 전망이다.

저대역 황금주파수인 700MHz와 스마트폰 시대 황금주파수로 떠오른 2.1GHz 대역 중 어느 주파수를 확보할지가 통신업계의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아직 700MHz 및 2.1GHz 주파수 용도는 확정되지 않았다. 하지만 글로벌 이용 추세 및 정부의 주파수 활용 계획 등을 감안할 때 이들 주파수가 이동통신용으로 배정될 가능성은 매우 높다.   

통신업계는 물론, 방송업계도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는 700MHz 주파수는 방송의 디지털전환 이후 발생하는 여유대역이다. 지난 2008년 12월 디지털TV 채널배치계획에서 698~806MHz(108MHz)가 여유대역으로 확정됐다.

디지털전환은 내년 말 이뤄지게 된다. 2013년부터 사용이 가능하기 때문에 내년 중 주파수 경매 등을 통해 통신 또는 방송업계에 할당될 전망이다.

현재 통신업계와 지상파 방송사들이 700MHz를 놓고 설전을 벌이고 있다. 지상파 방송사들은 UHD 등 차세대 방송을 준비할 수 있도록 700MHz 대역의 일부분을 지상파 방송사에게 줘야 한다는 입장이다.

물론, 통신사들은 스마트 시대를 맞아 트래픽이 급증하고 있는 만큼, 이동통신용 주파수로 활용해자고 주장하고 있다.

◆700MHz 현실적으로 지상파 배분 어려워=양측의 입장이 팽팽하게 맞서있지만 기술적 이슈로 볼 때 700MHz 주파수는 통신업계에게 돌아갈 가능성이 매우 높다. 미국, 유럽 등 대부분의 국가에서 이 여유대역을 통신용으로 사용하기로 결정했으며 아태지역 역시 이동통신용으로 사용하는 2개안(FDD, TDD)을 채택했기 때문이다.

특히, 108MHz폭을 상·하향 45MHz로 나눈 FDD안의 채택이 유력해 700MHz 주파수를 방송용에 나눠주기는 현실적으로 어려울 전망이다.

방송업계의 주장대로 108MHz폭 중 일부분을 방송용으로 할당할 경우 우리나라는 한마디로 국제표준에서 고립되는 상황을 맞이할 수 있다. 미국처럼 상·하향으로 각각 18MHz, 11MHz 나눌 경우 주파수 활용도는 급격하게 낮아질 수 있다. LTE의 경우 5MHz 단위로 끊어서 주파수를 사용하기 때문에 미국처럼 18MHz를 할당해도 실제 쓸 수 있는 주파수는 15MHz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때문에 주파수 전문가들은 방송업계의 주장이 현실화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 28일 열린 700MHz 해외동향 및 기술세미나에서 여재현 KISDI 전파정책연구그룹장은 “다른 나라에서 왜 방송사에 주파수를 주지 않고 있는지, 과열 효율적인지를 고민해 봐야 할 것”이라며 “차세대 방송을 700MHz에서 하겠다는 것은 국제적 고립을 가져올 수 있다”고 지적했다.

내년 지상최대 경매전쟁 일어날까=방송통신위원회가 아직 최종결정을 내리지 않았지만 기술적, 국제적 동향을 감안할 때 700MHz 대역은 결국 통신업계의 차지가 될 가능성이 높다.

이에 따라 내년에는 올해 못지않은 통신사들의 주파수 신경전이 펼쳐질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SK텔레콤이 1.8GHz를 놓고 KT와 치열한 경매 끝에 최저가격의 2배 이상인 1조원에 가져갔지만 내년에는 700MHz의 90MHz(간섭방지 위한 18MHz 제외)는 물론, 현재 위성용으로 배정된 2.1GHz 대역에서 60MHz 등 총 150MHz가 경매에 나올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주파수 폭을 감안할 때 700MHz는 복수의 사업자에게, 2.1GHz는 한 개 사업자에게 돌아갈 가능성이 높다.   
 
때문에 내년에 통신사들은 기존에 확보하고 있는 주파수 대역을 포함해 큰 틀에서의 주파수 전략변화가 예상된다. 자사의 인접대역 확보는 물론, 경쟁사의 주파수 확보 전략 등에 따라 주파수 확보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일단 통신3사 모두 2.1GHz 보다는 700MHz에 더 많은 가치를 부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위성용 2.1GHz 역시 IMT용 대역과 붙어있어 단말기, 장비 등 표준화 이슈는 상대적으로 적다. 또한 700MHz의 경우 아날로그 방송이 종료되는 2012년말까지 사용할 수 없지만 2.1GHz는 할당받아 곧바로 사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효율성 측면에서는 700MHz가 한 수 위로 평가되고 있다. 대다수의 국가가 디지털전환 이후 이 대역에서 LTE를 사용할 계획인데다 저대역 주파수 특성상 회절성, 침투성, 커버리지 측면에서 최고의 효율성을 담보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700MHz의 경우 현실적으로 3개 사업자에게 나눠주기 어렵다는 점에서 통신3사가 동시에 700MHz 확보에 나설 경우 올해 1.8GHz 못지않은 과열경쟁이 펼쳐질 수도 있을 전망이다.

방통위 관계자는 "2.1GHz의 경우 곧바로 상용화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선호도는 700MHz가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미국, 인도 등 큰 시장이 사용하고 있어 단말기 수급 및 가격측면에서 경쟁력이 높다"고 설명했다.

<채수웅 기자>woong@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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