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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애플 특허전, 헤이그로 쏠린 눈…경우의 수는?

윤상호 기자
- 특허전쟁, 장기화 유무 갈림길…경쟁사 ‘어부지리’ 얻나

[디지털데일리 윤상호기자] 지난 4월 시작된 삼성전자와 애플의 특허소송이 한 치 앞을 볼 수 없는 안개 속에 빠져들었다.

애플이 제기한 삼성전자에 대한 소송은 애플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흘러가는 추세다. 삼성전자가 제기한 애플에 대한 소송은 네덜란드 헤이그에서 첫 판결이 나올 예정이다. 삼성전자가 제기한 판매금지 가처분 소송을 진행할지 말지를 결정하는 결정이다. 지금으로서는 삼성전자가 유리하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네덜란드 법원에서 애플은 삼성전자 특허를 무단 사용한 것을 인정했다. 다만 이 특허는 표준 기술이기 때문에 향후 로열티를 지급하면 문제없다는 입장이다. 애플은 가처분 기각 후 본안 소송 진행을 원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본안 소송과는 별개로 특허 침해가 해소되기 전에는 애플의 ‘아이폰’과 ‘아이패드’의 판매를 금지시켜야 한다고 맞서고 있다.

이번 소송은 삼성전자와 애플의 전쟁이 장기전이 될지 단기전이 될지 가늠할 수 있는 잣대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판결은 한국시간으로는 14일 오후 9시경 나올 것으로 알려졌다. 소송 결과에 따른 미래를 점쳐본다.

1. 삼성전자 가처분 신청 받아들여질 경우

삼성전자가 승기를 잡았다. 가처분 신청을 받아들였다는 것이 바로 판매금지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가처분 신청이 진행되면 원고 승소 확률이 높다. 삼성전자의 특허는 통신기술 특허기 때문에 대체재를 찾기도 쉽지 않다. 본안 소송을 마칠 때까지 모바일 기기 전체 매출이 위협을 받는다. 애플의 판매금지 가처분 신청이 삼성전자에게 불리한 방향으로 흘러가는 것처럼 다른 국가에 영향을 끼칠 확률이 높다.

애플은 삼성전자와 화의를 청하는 것이 최선이다. 애플이 궁지에 몰린 만큼 로열티와 특허 침해 배상금 상승은 불가피하다. 삼성전자와 애플의 특허전쟁이 단기전으로 마무리 될 가능성이 커진다. 협상 우위는 삼성전자에 있다. 삼성전자가 침해했다는 판단이 나온 애플 특허는 대부분 피해갈 길이 있다. 이미 삼성전자는 스마트폰에 회피기술을 적용했다. 애플이 삼성전자 반도체와 액정표시장치(LCD) 부품 물량을 지렛대로 이용할 가능성이 있지만 삼성전자로서는 아쉬울 것이 없다.

삼성전자의 애플 제품 판매금지 가처분 신청이 받아들여지고 단기전으로 마무리되지 않는 것은 경쟁사에게 최상이다. 삼성전자와 애플 양사의 제품 판매 모두가 중단되면 어부지리를 노릴 수 있다. 노키아, LG전자, HTC, 모토로라모빌리티, 소니에릭슨 등 삼성전자와 애플의 득세로 위기를 맞았던 업체 모두 기회다.

2. 삼성전자 가처분 신청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양사의 소송은 장기화 될 가능성이 높다. 가처분 신청이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해서 삼성전자가 불리해지는 것은 아니다. 이 결정은 애플이 제기한 ‘프랜드(FRAND: fair, reasonable & non-discrim inatory)’ 조항을 네덜란드 법원이 받아들인 것이다. 프랜드는 특허가 없는 업체가 표준 특허로 제품을 만들고 추후 특허 사용료를 지급하는 권리다. 통상 프랜드는 특허권자가 경쟁사를 아예 시장 진입을 못하게 하는 행위를 막기 위해 사용된다.

애플의 특허침해가 면죄부를 받는 것은 아니다. 애플은 삼성전자에게 적정 수준의 로열티를 지급해야 한다. 애플은 로열티를 내리거나 무효화하기 위해 삼성전자는 높은 로열티를 받기 위해 본안 소송 과정에서 지리한 싸움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애플은 태블릿PC 경쟁에서는 확실한 우위를 차지했다. 애플이 삼성전자의 발목을 잡은 특허는 스마트폰은 기술이지만 태블릿은 디자인이 문제다. 디자인 변경은 시간이 필요하다. 삼성전자는 독일과 호주에서 ‘갤럭시탭 10.1’ 판매를 하지 못한다. 국가는 더 늘어날 전망이다. 디자인 변경에 걸리는 시간을 삼성전자가 얼마나 줄일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스마트폰은 삼성전자와 애플의 1위 다툼이 치열하게 전개될 전망이다. 애플도 삼성전자 스마트폰의 발목을 잡는 것은 실패했다. 애플은 2분기에 삼성전자는 3분기 스마트폰 점유율 1위를 차지한 것으로 파악된다. 양사의 1위 다툼은 올 4분기부터가 진검승부다.

<윤상호 기자>crow@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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