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한주엽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최고운영책임자(COO) 사장이 지난 5일(현지시각) 타계한 애플의 공동창업자 고(故) 스티브 잡스의 추도식에 초청받아 참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16일 외신과 업계 소식통에 따르면 이재용 사장은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의 초청으로 미국 스탠퍼드 대학 캠퍼스에서 16일(현지시각) 저녁 비공개로 열리는 잡스의 추도식에 참석한다.

이재용 사장은 스티브 잡스 생전에 여러 차례 만나는 등 친분을 가져왔고 팀 쿡 CEO와도 교류했던 만큼 이번 비공개 추도식에 초청된 것으로 보인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이번 추도식에 실리콘 밸리의 유명 인사들과 잡스의 지인들이 초청됐으며 잡스의 미망인인 로렌 파월이 설립한 자선단체 ‘에머슨 컬럭티브’가 주관, 초청자의 참석 여부를 확인했다고 보도했다.

이재용 사장은 추도식이 끝난 후 팀 쿡 CEO와 회동할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와 애플이 전 세계 19개국에서 수십건의 특허소송을 진행하고 있는 가운데 양사의 최고위층이 스티브 잡스의 추도식을 계기로 회동함에 따라 양측의 다툼에 새로운 변화가 일어날 수 있을 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업계에선 애플 측이 이재용 사장을 추도식에 초청한 것과 관련해 삼성전자의 대응이 수세에서 공세로 선회한 데 따른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소송 초기 양상은 애플에 유리한 형태로 진행되고 있지만 삼성이 통신 분야에서 막대한 특허를 보유하고 있는 만큼 공세가 본격화되면 피해가 만만치 않을 수도 있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는 것이다.

앞서 14일 최지성 삼성전자 부회장은 “(애플을) 제 1거래선으로 존중하는 것은 변함없지만 우리 이익을 침해하는 것은 좌시할 수 없다”고 말하며 특허 소송전과 관련해 적극 대응할 것이라는 초강경 방침을 선언한 바 있다.

애플은 지난 6월 노키아와의 특허 소송에서 패소, 그간의 특허 사용료를 일시불로 지불했었다.

업계 전문가들은 또 애플이 당장 메모리 반도체 분야 1위 업체인 삼성전자를 대체할 다른 거래선을 찾기도 쉽지 않다는 데 주목하고 있다.

이 때문에 이번 추도식이 삼성전자와 애플의 새로운 협력 해법을 모색하는 자리가 될 수 있다는 것이 업계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한주엽 기자>powerusr@d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