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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점유율 하락세…위기의 케이블TV

채수웅 기자
[디지털데일리 채수웅기자]유료방송시장의 절대강자 케이블TV 진영이 곤욕을 치루고 있다.

그동안 케이블TV 사업자들은 권역별로 경쟁자 없이 유료방송시장을 좌지우지 해왔지만 IPTV의 공세에 가입자 이탈이 심화되고 있다. 또한 디지털전환을 앞두고 지상파 방송사들과의 재전송 분쟁도 여전히 해결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여기에 방송통신 융합시대를 맞아 모바일 시장 진출이라는 불확실성까지 겹치면서 케이블TV 업계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OTS 필두…IPTV 공세 본격화=서비스 초기 별다른 힘을 쓰지 못했던 IPTV가 케이블TV 텃밭을 공략하고 있다. 특히, KT의 위성방송과 IPTV 결합상품인 올레TV스카이라이프(OTS)는 케이블TV 진영의 '공공의 적'으로 부상했지만 뾰족한 대응책을 마련하지 못하고 있다.

케이블TV는 IPTV 출범 이후에도 계속해서 가입자를 늘려왔다. 하지만 2009년 6월말 케이블TV 가입자는 1530만으로 정점을 찍은뒤 계속해서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올해 6월말 현재 가입자 수는 1496만으로 1500만선이 무너진 상태다.

반면 IPTV, 특히 KT진영의 공세가 매섭게 펼쳐지고 있다. KT그룹은 위성방송, IPTV, OTS 등을 합쳐 가입자 500만을 넘겼다.

케이블TV 진영은 수시로 성명을 발표하고 OTS 위법성을 지적하며 KT를 검찰에 고발하며 압박수위를 높이고 있지만 아직까지 별다른 효과는 없다.

여기에 KT가 초고속인터넷을 제외한 IPTV 단독상품을 월 8000원에 내놓으면서 그나마 인터넷이 필요없는 세대마저 공략에 나서면서 케이블TV는 '사면초가'에 빠졌다.

이 밖에도 지상파 방송사와의 재전송 갈등으로 인한 추가비용 증가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고, 이동통신 시장 진출을 놓고 업계 1~2위인 CJ헬로비전과 티브로드가 독자노선을 걷게 되면서 업계의 불확실성도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권역제한에 경쟁력 상실…자생력 키워야=케이블TV 위기는 방송통신 융합, 다양한 뉴미디어가 등장하면서 사실상 예견돼 있었다.

케이블TV는 전국 77개 권역별로 해당 권역에서 한 개 사업자만 가입자를 유치할 수 있다. IPTV가 등장하기 전에는 사실상 지역에서 독점적 권한을 누릴 수 있었다. 경쟁이 없었기 때문에 서비스, 품질 개선에 소홀할 수 밖에 없는 환경에 노출된 셈이다.

전국사업자인 IPTV가 등장하면서 시장점유율, 권역제한에 대한 규제완화 목소리가 나오고 있지만 지상파 재송신, OTS 문제 등에 묻혀 공론화되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여기에 통신사업자들이 방송시장에 뛰어들면서 케이블TV 업계 역시 이동통신 시장에 뛰어들고 있지만 미래는 불투명하다.

이미 시장이 포화상태에 진입한지 오래인데다 마케팅 능력 등에서 기존 통신사와는 경쟁이 힘들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때문에 당초 케이블TV 업계는 공동 브랜드로 SO간 힘을 모으는 방안을 검토했지만 티브로드(KCT)가 SKT와, 최근 CJ헬로비전은 KT와 MVNO 계약을 맺으며 독자노선을 걷고 있다.

결국 케이블TV 업계가 유료방송 시장에서 현재의 지위를 지키고, 이동통신 시장에서 생존하기 위해서는 앞으로 M&A를 통한 대형화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케이블TV 업계 관계자는 "케이블TV의 경우 콘텐츠 경쟁력을 확보한 만큼, 그렇게 쉽게 무너지지는 않을 것"이라며 "다만, 앞으로는 콘텐츠, 플랫폼 등에서 경쟁력을 갖춘 사업자만 생존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이 관계자는 "때문에 앞으로 몇몇 대형 MSO를 중심으로 업계가 재편되지 않을까 싶다"며 "권역, 매출규제 등 케이블TV에 걸린 규제들이 완화돼야 한다"고 말했다.

<채수웅 기자>woong@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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