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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통위 “700MHz서 차세대 방송하는 국가 없어”

채수웅 기자
[디지털데일리 채수웅기자] 황금주파수로 불리우는 700MHz 주파수 용도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통신업계와 지상파 방송사 진영간의 설전도 위험수위를 넘나들고 있다.  

지상파 방송사측은 22일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열린 ‘700MHz 이용정책 및 모바일 광개토 플랜 토론회’에 불참을 선언하고 외부에서 항의 시위를 비롯해 방청객석에서 강도 높게 방송통신위원회를 비판했다.

방통위와 한국전파진흥협회는 전파방송산업 진흥주간을 맞아 최근 방송통신업계의 화두로 떠오른 700MHz 주파수 용도결정과 관련해 양측의 입장을 수렴하기 위해 이번 토론회를 마련했다.

하지만 지상파 방송업계는 이번 토론회에 불참을 선언했다. 이유는 방통위가 패널선정에 있어 일방적으로 통신업계에 유리하게 배정했다는 것이다.

양창근 방송기술인연합회 회장은 “패널 구성에서 형평성에 문제가 있기 때문에 이번 토론회는 원천 무효”라며 “방통위는 저렴하게 시청할 수 있는 권리를 차단하고 통신재벌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고 비판했다.

KBS 관계자 역시 “전파는 공공재이기 때문에 아무리 수신율이 낮아도 난시청 해소를 위해서라도 주파수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통신업계는 모바일 데이터 트래픽 급증으로 108MHz 폭 전체를 이동통신용으로 활용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는 반면, 지상파 방송사들은 절반인 54MHz 폭을 UHDTV 등 차세대 방송, 무료보편적 서비스를 위해서 주파수 일부는 지상파에 분배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연합회는 토론회 전 성명서를 통해서도 “700MHz 주파수는 단순히 남는 주파수가 아니라 방송사업의 근간이 되어야 하는 필수 대역”이라고 주장했다.

또한 해외 사례를 들며 영국, 일본 등이 차세대 방송을 준비하고 있고, 무료 보편적 서비스를 위해서라도 700MHz 주파수는 지상파방송사에게 할당돼야 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주파수 전문가 및 방통위 견해는 지상파 방송사들과는 전혀 다르다.

우선 김정삼 방통위 주파수정책과장은 토론회 불공정 논란에 대해 “이보다 공정할 수는 없다”고 일축했다. 통신관련 협회와 방송협회, 통신학회와 방송학회 등 패널 선정에 공정성을 기했다는 설명이다.

또한 김 과장은 용도 사전결정 의혹에 대해서도 “위원회에서 결정하는 것이며 현재 700MHz 용도와 관련해 결정된 것은 없다”라며 “진지한 토론을 기대했는데 아쉽다”라고 말했다.

난시청 해소를 위해 주파수가 필요하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난시청 해소는 해당 지역에 가서 투자로 해결하는 것이지 주파수가 문제는 아니다”라며 “경제적 파급효과 역시 여러 주장이 있겠지만 지상파 방송측이 제시한 자료는 오류가 있는 것으로 지적됐다”고 밝혔다.

김 과장은 차세대 방송 서비스에 대해서도 “국제적으로 이 대역에서 차세대방송을 하겠다는 논의는 없다”며 “앞으로 기술개발, 파트너십, 표준화 과정 등을 거치면서 서비스 구현방식, 주파수에 대한 논의도 자연스럽게 이뤄질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여재현 정보통신정책연구원 그룹장 역시 성명서 내용을 조목조목 반박했다.

여 그룹장은 “700MHz 대역에서 차세대 방송을 하겠다는 나라는 본적이 없다”며 “차세대 방송과 관련한 국제 표준이 나오는 것을 보면서 논의하고 주파수를 발굴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은 과거처럼 우리가 기술을 주도해 시장을 정복하는 시대가 아니라 가급적 많은 나라와 공조하고 빠르게 표준을 따라가야 하는 시기”라고 말했다.

<채수웅 기자>woong@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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