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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상파 재송신 중단…케이블-지상파 “네탓이요”

채수웅 기자
[디지털데일리 채수웅기자 ]케이블TV의 지상파 디지털방송 송출 중단을 놓고 지상파 방송업계와 케이블TV 방송업계간 책임공방을 펼치고 있다.

케이블TV에서는 지상파의 불성실한 협상태도를, 지상파 방송사들은 케이블TV업계가 가입자를 볼모로 협상력을 높이려 하고 있다고 서로를 비난했다.  

28일 오후 2시 결국 케이블TV방송사(SO)들이 KBS2와 MBC, SBS 등 지상파 3사의 디지털방송 송출을 중단했다.

지난주 23일 재송신 대가 협상이 결렬됐지만 다시 협상의 끈을 이어간 양측은 구두상으로 합의를 하고 최종 문서로 확인 작업만 남겨놔 지리했던 분쟁도 끝이 날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케이블TV의 내용증명에 대해 지상파가 동의를 하지 않으면서 결국 협상은 결렬되고 말았다. 그 결과 28일 오후 2시부터 디지털 방송 대신 아날로그 방송으로 바뀌어 송출되고 있는 상황이다.

케이블TV 가입자의 약 770만 가입자가 화질 저하에 따른 불편을 겪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에 케이블TV 방송사들은 자막고지 및 홈페이지를 통해 디지털 방송 중단을 고지하고 있다. 하지만 시청자 불만을 해결할 수는 없는 노릇. 때문에 양측은 이번 방송송출 중단 책임을 서로에게 떠넘기고 있는 형국이다.

케이블TV 업계는 “지난 24일 지상파측이 합의 의사를 밝혀 극적타결이 예상됐지만 결국 합의서 내용을 거부함에 따라 협상이 무산됐다”며 “협상을 위해 양보할 수 있는 것은 다 했지만 지상파측이 구두로 합의한 내용조차 이행하지 않는 상황에서 정상적인 협상은 어렵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밝혔다.

이에 케이블TV 업계는 더 이상 자존심을 구겨가며 협상에 나서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지상파측에서 다시 협상을 재개하자고 제안하지 않는 한 먼저 협상테이블에는 앉지 않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한 발 더 나아가 이후 협상이 제대로 진행되지 않을 경우 12월부터 아날로그 방송송출도 중단한다는 계획도 세웠다.

반면, 지상파측은 협상결렬의 책임을 케이블TV측에 넘기고 있다.

한국방송협회는 “지상파가 무료 보편 서비스인 것은 국민들을 위한 것이지, 무단으로 가져가 돈벌이에 사용하는 케이블 사업자에게 해당되는 것이 아니다”라며 “케이블 측의 이번 결정은 불법행위 중단의 목적 외 기존 가입자들을 볼모로 협상력을 높이려는 의도가 분명하다”고 비난했다.

케이블측에 요구한 것은 신규가입자에 대한 디지털신호 재송신 금지였는데 케이블TV 방송사들이 기존 가입자에게까지 재송신을 중단해 사태를 악화시켰다는 것이다.

하지만 양측의 주장, 책임공방과는 상관없이 KBS 수신료를, 그리고 유료방송 대금을 납부해온 많은 케이블TV 가입자의 불편은 피할 수 없게 됐다.

<채수웅 기자>woong@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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