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드웨어

한국HP HW 총괄 부사장… 오라클에 던진 독설

백지영 기자

[IT 전문 블로그 미디어=딜라이트닷넷]


 

“여전히 오라클 DB가 가장 잘 돌아가는 하드웨어는 바로 아이태니엄 프로세서 기반의 HP 유닉스 서버입니다.”

한국HP ESSN(엔터프라이즈 서버, 스토리지, 네트워크 총괄) 및 아시아태평양 BCS 사업부 총괄 전인호
부사장이 최근 개최한 기자간담회에서 작정한 듯이 오라클에 쓴소리를 했습니다.

오라클이 썬마이크로시스템즈를 인수하고 지난해 오라클이 향후 출시되는 자사의 소프트웨어에는 인텔 아이태니엄 프로세서를 지원하지 않겠다고 발표한 이후, 그동안 깊은 협력관계를 유지해오던 HP와 오라클은 완전히 각자의 길을 가고 있죠.

 

특히 이러한 결정은 전 HP CEO였던 마크 허드가 불미스러운 사건으로 HP에서 쫓겨나고 오라클 공동 사장으로 옮긴 이후 발표된 것이어서 더욱 충격적이었을 겁니다.

이날 전 부사장은 오라클에 대해 다양한 비유를 들어가며 모처럼 강한 어조로 비판을 했는데요

그는“사실 HP 입장에서는 이제 오라클 DB에 대해 더 이상 아쉬울 것이 없다. SAP이나 마이크로소프트(MS)도 있고, 심지어 일본은 히타치DB도 많이 쓴다”며 “더 이상 고객들이 오라클의 발표에 좌지우지되지 않도록
적극 방어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그는 “오라클이 최근 출시한다고 발표한 12c의 경우 지원하는 프로세서에 아이태니엄 프로세서 뿐만 아니라 IBM 파워 시스템도 포함돼 있지 않다”며 “게다가 최근 오라클(썬)의 하드웨어 전략 로드맵을 보면 2015년에 최상위급 제품이 나오는데 시기상 너무 길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그는 “오라클이 썬 인수했다고 호박이 수박되냐”며 “반도체 업체에 따르면 라인 하나 개발하는데 7조원이 든다고 하는데, 향후 오라클의 차세대 개발 플랫폼은 x86이랑 스팍(SPARC) 밖에 없다. 그러다가 스팍 안 팔리면 그냥 접을꺼냐”고 비판의 강도를 높였습니다.

이어 “이는 너무 무책임한 것”이라며 “현재 전세계적으로 오라클의 수장이 법무책임자(리걸 디렉터)로 바뀌고 있는 것을 보면 이는 분명 고객들에게 위협이 된다”고 덧붙였습니다.

지난 10년 간 국내에서는
양사의 굳건한 협력으로 많은 금융권 고객들이 기존 메인프레임 환경에서 HP 유닉스+오라클 DB의 조합으로 옮긴 바 있습니다.

그는 “당시 HP의 지적재산권(IP)을 무료로 풀면서까지 함께 만든 고객들에게 이러한 선택(아이태니엄 지원 중단)은 전세계 고객을 힘들게 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비즈니적인 측면보다 감정적인 문제도 걸려있는 만큼, 최근 진행 중인 법적 분쟁 등도 조만간 어느 정도 해결될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그동안 전 부사장은 오라클 제품 자체에 대해서는 폐쇄적이라는 비판을 한 적은 있어도 이처럼 직설적인 어조는 처음입니다.


특히 전 부사장은 최근 아시아태평양 및 일본(APJ) 지역의 BCS(비즈니스 크리티컬 시스템) 사업부의 수장으로 업무가 변경됐습니다. BCS 사업부는 유닉스 서버와 같이 기업의 핵심 업무에 주로 쓰이는 시스템을 총괄하는 부서입니다.

한국은 아시아태평양지역에서 메인프레임 시스템을 자사의 유닉스 서버로 다운사이징한 가장 성공적인 나라입니다. 그러나 이렇게 성공한 유닉스 다운사이징이 성공한 이유 중 하나는 오라클과의 협력이 잘 됐기 때문입니다.

어찌됐든 HP는 최근 다양한 서버 플랫폼 개발에 착수했는데, 그 중의 하나가 ‘오딧세이 프로젝트’입니다. 이는 인텔 아이태니엄 기반 유닉스 서버와 제온 프로세서 기반의 x86 서버를 하나의 엔클로저(박스)안에서 운영될 수 있게 하는 것으로, 이렇게 되면 HP-UX(HP유닉스
운영체제)와 논스톱, 윈도, 리눅스 등을 하나의 동시에 구동할 수 있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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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되면 고객 입장에서는 유닉스 박스의 안정적인 플랫폼에서 x86 애플리케이션까지 돌릴 수 있게 되면서 아이태니엄 사태(?)를 어느 정도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는 설명입니다.

향후 이들의 관계가 또 어떻게 바뀔지는 모르겠지만, 결국 선택은 고객의 몫일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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