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편일률적인 금융자동화기기 화면, 그 이유는?
스마트 브랜치(Smart Branch) 등 은행들의 대면채널 강화가 본격화되고 있지만 금융자동화기기의 진화는 더딘 편이어서 주목되고 있다.
최근 노틸러스효성이 새로운 컨셉의 ATM 거래화면 디자인을 개발해 세계적인 디자인 어워드인 ‘2012 iF 디자인 어워드’를 수상했다. 세계적인 디자인 어워드에서 그리고 ATM 업계로는 최로 수상이라는 점에서 주목을 받기도 했다.
그동안 국내 금융자동화기기(ATM) 기기의 유저 인터페이스(UI)는 금융거래의 원활함을 돕기 위해 간결한 디자인으로 구성돼왔다. 특히 이러한 디자인은 사실상 은행이 요구하는 디자인에 ATM 업계가 대응하는 식으로 진행돼 왔다.
은행 입장에서는 ATM을 통한 금융거래에 고객들이 어려움을 느끼지 않도록 최대한 간결하고 직관적으로 구성하는 것이 일반화돼있다. 하지만 이러한 직관적인 구성에도 불구하고 일부 고객들은 ATM을 사용하는데 어려움을 겪기도 한다.
최근 금융감독원은 일부 고객들이 은행 ATM에서 은행이 제공하는 금융서비스와 대부업체 대출서비스 코너가 같이 배치되어 거래절차의 차이에도 불구하고 동일한 기기에서 발생하는 오해의 소지가 있다며 대부업체의 ATM 거래 이용을 제한하기도 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은행권에선 최대한 직관적인 ATM UI를 구현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 ATM을 기반으로 한 스마트 브랜치 사업이 본격화될 것으로 보여 이러한 UI에 대한 고민은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편의성과 동시에 고객의 눈길을 끌 수 있는 UI 디자인에 대한 요구가 증대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이미 신한은행은 고객의 모바일 사용 편의성을 증대시킨 ‘신한 모바일 UX가이드’ 최근 선보였으며 이를 기반으로 ATM에 까지 이를 적용키로 했다.
이런 상황에서 노틸러스효성의 ‘2012 iF 디자인 어워드’ 수상은 여러 가지를 시사하고 있다. 천편일률적인 ATM UI 적용의 시대가 끝나고 새로운 형태의 UI 고민이 이어져야 한다는 점이다.
하지만 결론적으로 이처럼 새로운 형태의 ATM UI를 국내에서 보기는 당분간은 어려울 전망이다.
노틸러스효성에 따르면 이번에 수상한 UI가 적용된 제품은 아직 출시가 되지 않았다. 향후 출시예정인 ‘머니맥스 8700’ 모델에 탑재가 예정돼있지만 국내 은행을 대상으로는 영업을 하지 않을 방침이다.
머니맥스 8700 모델은 국내에서 보편적으로 볼 수 있는 정사각형에 가까운 디자인이 아니라 세로로 길쭉한 형태의 디자인을 가지고 있다. 이는 유럽이나 미국 등지에서 보편화된 디자인으로 국내 은행에 공급되고 있는 ATM과는 다르다는 설명이다.
향후 국내 은행에 이러한 ATM 업체가 개발, 디자인한 UI가 적용될 가능성도 현재로선 높지 않다. 노틸러스효성 관계자는 “해외 은행을 대상으로는 UI 적용에 대한 제안을 하고 있지만 국내에는 계획이 없다”며 “국내의 경우 은행이 디자인 하는 UI가 적용되는 것이 일반적이며 ATM 업체가 디자인해 적용된 사례는 없는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러한 천편일률적인 ATM UI 디자인도 조만간 변화가 올것이 분명하다.
국내 ATM 기기 운영체체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마이크로소프트가 윈도7과 윈도8 임베디드를 적용한 새로운 ATM UI를 적용한 제품을 파일럿으로 글로벌 은행들을 통해 진행하고 있는 등 ATM UI 변화는 앞으로 대세가 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한국MS의 강성진 부장은 “웰스파고 등 금융사와 NCR 등 ATM 기기 업체와 새로운 운영체제를 이용한 ATM 적용 파일럿이 시행되고 있다. 디자인 등 다양한 면에서 좀 더 사용자 편의를 고려한 디자인이 일반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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