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선

방송-통신업계 700MHz 주파수 논쟁…방통위원도 합세

채수웅 기자
- 방통위 홍성규-신용섭 위원, 업계 옹호 발언 화제

[디지털데일리 채수웅기자] 아날로그 방송의 디지털전환으로 나오게 되는 700MHz 주파수(총 108MHz폭)의 활용처를 놓고 방송업계와 통신업계가 힘겨루기를 하고 있다.

업계 뿐만 아니라 실질적으로 정책을 결정하는 방송통신위원회 내의 상임위원간에도 출신에 따라 의견이 엇갈리고 있어 향후 700MHz 용도가 어떻게 결정될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방송통신위원회는 20일 전체회의를 열고 '모바일 광개토 플랜'을 의결했다. 2020년까지 총 600MHz폭의 주파수를 확보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관심을 모은 700MHz 주파수는 40MHz폭만 통신용으로 우선 할당하기로 했다.

방송업계는 20일 방통위가 전체회의에서 '모바일 광개토 플랜(안)' 의결에서 40MHz폭을 통신용으로 할당할 계획을 알고 오전부터 방통위 앞에서 시위를 했다.

방송의 디지털전환 이후 난시청 해소 차원에서 주파수가 필요할지 모르고, UHD방송 등 차세대 방송서비스를 위해서라도 방송업계 역시 700MHz 주파수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또한 아직 실제 활용까지는 시간이 남은 만큼, 용도 결정을 2013년 이후로 미루자는 것이 방송업계 주장이다.

반면, 통신업계는 모바일 데이터 트래픽이 급증하는 만큼, 700MHz 주파수는 통신용으로 사용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무엇보다 주파수를 서로 다른 용도로 사용할 경우 효율성이 급격하게 떨어지는 만큼, 우선순위를 통신용에 둬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서로 다른 입장은 상임위원도 예외가 아니다. 주파수 이슈의 경우 상당히 전문적인 지식을 요구하기 때문에 보통 사무국의 의견이 받아들여지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700MHz의 경우 방송-통신 업계의 갈등을 대변하듯 상임위원들 사이에서도 방송 전문가, 통신 전문가간에 의견이 엇갈렸다.  

이날 전체회의에서 홍성규 부위원장은 "디지털전환을 처음 하는 일이니 음영지역, 난시청 등 어떤 일이 있을지 모른다"며 "지상파측 얘기를 들어보면 일부를 통신용으로 확정할 경우 방송이 아무런 대응을 할 수 없는 결과가 온다는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홍 부위원장은 "지상파 기술담당자들이 상당히 우려하고 있다"며 "그들에게 연락해 설명을 잘하고 오해가 없도록 조치를 취해달라"고 덧붙였다.

반면, 신용섭 상임위원은 "우리만 사용하는 표준으로는 생존할 수 없다. 일본이 독자방식으로 고집하다가 IT주도권을 빼앗겼다"며 국제표준과 동떨어짐을 경계했다.

대부분의 국가 경우 700MHz 여유대역을 이동통신용으로 사용할 계획이며 표준화 역시 108MHz를 통으로 사용하는 것으로 확정되가고 있다.

이에 신 위원은 "(방송)업계에서 실질적으로 국제표준과 다른 얘기를 한다"며 "우리나라만 아날로그 종료하는 것이 아닌데 국제적 관례에 비춰 그들을 설득시킬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홍성규 부위원장은 KBS 출신으로 보도국장, 특임본부 본부장 등을 역임했다. 신용섭 실장은 정보통신부 출신으로 통신정책국국장, 융합정책실장 등을 역임한 바 있는 통신 전문가이다. 같은 여당 추천 상임위원이지만 이번에는 의견이 엇갈렸다.

실제 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오남석 전파기획관은 "효율성 측면에서 보면 한 업계에서 전체 주파수를 이용하는 것이 제일 좋다"며 "어떤 형태로든지 나눠쓰면 효율성이 떨어진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디지털전환으로 인한 난시청 해소를 위해 채널을 많이 확보해 놓은 상태"라며 "500여개의 여유 무선방송국을 갖고 있고, 여유대역도 있는 만큼, 준비는 돼 있다고 본다"고 밝혔다.

<채수웅 기자>woong@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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