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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금주파수 700MHz, 헌법재판소 갈수도

채수웅 기자
- 지상파 방송업계 “디지털전환 이후 용도 결정해야”

[디지털데일리 채수웅기자] 700MHz 주파수를 둘러싼 통신업계와 방송업계의 힘겨루기가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스마트폰 시대가 활짝 열리면서 폭발적으로 늘어난 데이터 트래픽, 세계적인 주파수 이용 동향 및 표준화 등을 감안할 경우 이동통신용으로 할당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방송업계 역시 논리 마련은 물론, 법적인 대응도 불사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 700MHz에 대한 방송통신위원회의 결정에도 관심이 집중될 전망이다.

방송업계가 아날로그 방송의 디지털전환 이후 발생하는 영유대역인 700MHz의 용도결정을 연기할 것을 강력하게 주장하고 나섰다.

한국방송협회는 15일 프레스센터에서 ‘700MHz 주파수 활용에 대한 긴급토론회’를 개최했다. 지난달 22일 방송통신위원회가 주최한 토론회를 보이콧한 지상파 방송업계는 이번 토론회는 전적으로 지상파 방송업계의 이해를 대변하는 자리로 꾸렸다.

이날 토론에 참여한 지상파 및 학계 패널들은 700MHz 주파수 용도 결정을 디지털전환 완료 이후 방송 상황을 보고 결정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특히, 방통위가 연내 이동통신용으로 할당을 강행할 경우 헌법소원 등 법적인 조치가 가능하다는 주장도 나와 700MHz 이슈가 법적인 논쟁으로 확대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지상파 업계, 700MHz 할당정책, 디지털전환 완료 이후에=이날 토론회 발제를 맡은 김광호 서울과학기술대학교 교수는 공익성을 아우르는 주파수 정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디지털 전환 이후에도 지상파의 공익적 역할이 지속적으로 구현되기 위해서는 경제적 효용성 뿐 아니라 방송을 통해 구현되는 공익성을 아우르는 주파수 정책이 마련돼야 한다"며 "방송용 주파수 활용은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역할이 있기 때문에 통신과 유료매체와 동일한 잣대의 경제적 가치만으로 평가돼서는 안된다"고 밝혔다.

또한 김 교수는 "방송용만해도 난시청해소용, 신규매체용 링크용, 3DTV 및 UDTV 등 차세대 방송용, 실험방송용, 방송제작 보조용 등 다양한 분야에서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에 김 교수는 "주파수 할당 계획을 확정하기 전에 700MHz 주파수 대역대가 과연 회수해 통신에 경매할 수 있는 남는 대역인지, 아니면 방송에 사용되야 할 필수 대역인지를 판단해야 한다"며 "디지털전환이 완료된 후 과정과 결과를 지켜보면서 실제로 남는 것으로 확인된 이후 주파수를 경매해도 늦지 않다"고 강조했다.

이어진 토론자들의 발언도 김 교수의 의견과 다르지 않았다.

윤석년 광주대학교 교수는 "주파수 재배치 문제를 왜 서두르는지 이해하지 못하겠다"며 "무엇보다 국가정책이 신중한 검토작업 없이 이뤄지고 있다는 점에서 안타깝다"고 말했다.

그는 "내년 정권 변동에 따라 새로운 대선주자, 정당이 총선 및 대선에서 공약을 내세울 텐데 그 이후 검토를 거쳐 2013년부터 (재배치 작업을)해도 늦지 않다"고 덧붙였다.

이종화 KBS 기술전략국 국장은 "방통위 정책이 시청자를 위한 것인지 되묻고 싶다"며 "난시청, 혼신문제를 해결한 이후 회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국장은 "과거 DTV 방식을 결정할 때 많은 혼선으 겪었고 지금까지 왔다"며 "이 과정에서 얻은 것은 방송시스템은 사회적 합의가 중요하다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통신용 할당시 법적분쟁 나타날 수도=이날 토론회 발제자 및 패널들은 방통위가 연내 대통령 업무보고를 통해 이동통신용으로 용도확정이 될 것을 가장 우려하고 용도확정을 뒤로 미뤄야 한다는 입장을 견지했다.

하지만 방통위가 연내 용도결정에 나서고 경매에 나설 경우 법적인 조치를 취할것으로 예상된다. 디지털전환법의 위헌성을 따져 700MHz 주파수 할당 근거 자체를 무력화 시키는 방법이 가능성이 높아보인다.

최우정 계명대 교수는 "방통위가 투명성, 공개성 등 행정절차를 제대로 지키지 않고 있다"며 "주파수 경매금지 가처분 신청을 통해 경매 자체가 위법한 것인지를 가려야 한다"고 말했다.

최 교수는 구체적인 법적 방안으로 행정소송이 아닌 헙법소원을 들었다.

그는 "주파수 관리는 방통위에게 재량이 있기 때문에 행정소송은 보통 기각처리된다"며 "하지만 주파수 경매와 같은 처분이 국민의 기본권을 침해한다면 헌법소원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최 교수는 이어 "문제는 디지털전환법 자체가 위헌적인 성격이 농후하다"며 "때문에 디지털전환을 전제로 나오는 700MHz 할당 역시 (디지털전환법이) 위헌으로 판단될 경우 무산될 수 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이종화 KBS 국장 역시 "공공의 가치인 지상파를 제대로 수신하지 못하게 방치해 놓은 것이 디지털에도 존재한다"며 "현재의 정책은 디지털전환 정책이 아니기 때문에 최악의 경우 법적인 조치도 예측된다"고 거들었다.

<채수웅 기자>woong@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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