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윤상호기자] 팬택 박병엽 대표의 승부수는 통할 것인가. 박 대표는 승부사다. 그는 1991년 직원 6명으로 회사를 시작해 연간 매출 3조원 규모의 회사를 만들었다. 제조업 분야에서 1990년대 이후 이런 기업은 드물다. 더구나 글로벌 기업과 경쟁하는 휴대폰 한 분야에서 이룬 성과다.
지난 2007년 기업구조개선작업 여부를 결정하던 시기에는 4000억원에 이르는 사재를 털었다. 개인보다는 기업이 우선이라는 생각에서다. 그 결과 팬택은 18분기 연속 흑자를 내며 부활했다.
스마트폰 시대에도 성공은 이어졌다. 기업구조개선작업 중임에도 불구 2010년 스마트폰에 올인했다. 그 결과 국내 스마트폰 시장에서는 LG전자를 이겼다. 업계에서는 팬택이 삼성전자나 LG전자 정도 자금력과 네트워크만 있었다면 전 세계 스마트폰 시장 판도를 바꿀 수 있었다며 아쉬워하는 이들이 많다.
이런 그가 또 한 번의 승부수를 던졌다. 이동통신 기술세대 전환을 기회로 한 단계 도약을 준비한다.
팬택은 3일 새 롱텀에볼루션(LTE) 스마트폰 ‘베가레이서2’를 선보였다. 세계 최초 타이틀만 여럿이다. ▲대화형 한국어 음성 인식 ▲LTE 원칩 솔루션 ▲4.8인치 HD(720*1280) 디스플레이 등 세계 시장에서 관심의 대상이 되고 있는 삼성전자나 애플에 뒤지지 않는 제품이다. ▲대기시간 245시간 ▲연속통화 9.5시간 등 휴대폰 본연의 기능에도 충실하다. 여기에 팬택의 클라우드 서비스 ‘베가 클라우드 라이브’는 애플 ‘아이클라우드’에도 뒤지지 않는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제품과 서비스만 보면 성공을 자신해도 문제가 없을 것 같다. 그러나 시장은 제품력만으로 움직이지 않는다. 마케팅 비용이 좌우한다. 통신사가 좌우한다. 팬택은 경쟁사보다 돈이 없다. 통신 계열사도 없다.
“마케팅이나 이런 조건이 없다면 당장이라도 우리가 이길 수 있다. 그러나 이것은 현실이기 때문에 이를 상쇄하기 위해 신뢰를 얻는 작업을 계속할 것”이라는 그의 말이 씁쓸하게 들리는 것도 그래서다.
물론 마케팅도 기업의 경쟁력이다. 하지만 팬택 같은 회사도 살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지는 것이 소비자도 한국 사회에도 이익이다. 현명한 소비자가 이런 기업을 키우는 밑거름이다. 베가레이서2는 10일경부터 시장에서 만날 수 있다. 팬택이 제2의 삼성전자가, 제2의 애플이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