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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P 디자인 총책임자에게 “맥북 에어 보고 영감 얻었나”고 묻자…

한주엽 기자

[디지털데일리 한주엽기자] “얇으면 다 맥북 에어 베꼈냐니”

9일 스테이시 울프 HP PC 디자인 총 책임자(부사장)는 신형 울트라북 ‘엔비 스펙터 XT’가 애플의 맥북 에어와 디자인이 흡사하다는 지적을 받자 이런 어투로 말했다.

이날 HP는 중국 상하이에서 글로벌 프레스 컨퍼런스를 열고 80여종의 PC·프린터 신제품을 선보였다. 엔비 스펙터 XT는 두께가 14.5mm로 얇고 무게는 1.39kg으로 가벼운 HP의 신형 울트라북으로 이번 행사에서 가장 많은 관심을 받은 제품이다.

울프 부사장은 “본을 뜨고 색을 입힌 뒤 여기에 저작권을 행사하려는 업체(애플)가 있다”며 “10년 전 출시된 HP의 태블릿 TC1000<아래 사진>도 지금 태블릿 모양과 매우 흡사한데, 그렇다면 우리도 ‘왜 베꼈냐’는 식으로 저작권을 행사해야 하나?”라고 되물었다.

그는 “엔비 스펙터 XT에 적용된 실버 계통의 색상을 두고 ‘이건 우리꺼야’라고 말할 수 없듯 공통의 디자인 테마가 있는데, 그 범주에 들어갔다고 ‘모방’ 운운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애플은 삼성전자의 스마트폰이 자사 아이폰의 디자인 등을 베꼈다고 주장하며 전 세계 각지에서 소송을 제기한 바 있으며 지금까지 법정 다툼을 이어오고 있다.

애플은 최근 자사 노트북 ‘맥북’의 디자인 특허를 취득하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애플이 마음만 먹는다면 전 세계 PC 업체들을 상대로 ‘디자인 특허 침해 소송’을 제기할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울프 부사장의 발언은 이 같은 애플의 행보를 염두에 둔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그는 “애플의 디자인이 모든 사람을 만족시킬 정도로 만능은 아니다”라며 “HP는 다양한 제품군과 다소 느슨하지만 통일감이 있는 디자인 정체성으로 모든 소비자를 만족시킬 수 있는 유일한 세계 1위 PC 업체”라고 강조했다.

울프 부사장은 10년 전 출시된 HP의 태블릿 TC1000의 디자인 작업에 직접적으로 관여한 인물로 HP 안팎에서 산업 디자인의 구루(스승)으로 평가받고 있다. 지금까지 HP에서 출시된 노트북은 모두 울프 부사장의 손길을 거쳤다.

<상하이(중국)=한주엽 기자>powerusr@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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