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라클, 국내 유닉스 서버 시장 재진입?…썬 윈백 전략 먹히나
[디지털데일리 백지영기자] 사양길에 접어들고 있는 듯한 국내 유닉스 서버 시장에서 오라클(썬마이크로시스템즈)이 무서운 성장세로 올라오고 있다.
그러나 국내 유닉스 시장 자체가 커졌다기보다는 기존 시장, 즉 기존 한국HP와 한국IBM의 점유율 일부를 빼앗은 것으로 분석돼 시장 경쟁은 더욱 치열하게 전개되는 양상이다.
3일 관련 업계 및 시장조사기관 IDC에 따르면, 1분기(1월~3월) 국내 유닉스 서버 시장에서 한국오라클이 17.6%의 시장 점유율을 기록했다.
그동안 IBM-HP 양강 체제를 이루고 있던 관련 시장에 일부 변화가 예상된다. 특히 한국HP의 시장 점유율이 전분기(2011년 4분기) 대비 5% 정도 감소했는데, 이는 그대로 오라클의 시장 점유율 상승으로 이어졌다.
한국오라클은 지난해 4분기(10월~12월)에도 전년 대비 71.6% 성장을 기록하며 12.1%의 시장 점유율을 기록한 바 있다. 1분기에도 이 여세를 몰아 17.6%의 점유율을 달성했다.
관련 업계에서는 오라클이 썬을 인수한 이후, 지속적으로 시도한 윈백 전략이 성공적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지난해 오라클은 오랜 파트너였던 HP와의 법정공방을 벌이면서까지 썬 하드웨어의 점유율을 높이기 위한 과감한 전략을 시도한 바 있다.
최근 한국오라클은 자사의 서버를 구매하면 기존에 사용하던 장비를 처분해 주는 ‘업그레이드 어드밴티지 프로그램(UAP)’을 시작했다. 한국오라클 서버사업 담당 정병선 부장은 “일종의 바이백(Buyback) 프로그램으로, 오라클에서도 하드웨어 비즈니스를 완벽하게 이해하기 시작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지난해 하반기 출시된 스픽 T4 서버의 후속 제품으로 올해는 T5와 M4 유닉스 서버가 출시될 예정이어서 이같은 성장세를 꾸준히 몰아가겠다는 설명이다.
한편 올 1분기에 유닉스 서버 시장은 여전히 한국IBM이 주도했다. 한국IBM의 경우 지난 분기에 비해 시장 점유율이 소폭(0.6%) 감소했으나, 45.2%를 기록하며 선두를 지켰다.
한국HP는 전 분기 대비 점유율이 5% 가량 줄었다. 34.1%를 기록하며 2위를 기록했다. 3위는 한국오라클, 4위인 한국후지쯔는 3%의 시장 점유율을 달성했다.
올 1분기 국내 서버 시장은 전체적으로는 전년 대비 14.3% 늘어난 약 2300억원을 기록했다. 이중 x86 서버 매출이 전년 대비 33% 가량 증가하며 전체 시장의 54.3%를 차지했다. 반면 유닉스 및 메인프레임 등 Non-x86 시장은 45.7%를 기록하며 주도권에서 밀려나는 모습을 보였다.
<백지영 기자>jyp@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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