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

[2012 상반기 결산/IT서비스] 대기업없는 공공 IT시장, 새판짜기 본격화

이상일 기자

 

[디지털데일리 이상일기자] IT서비스 시장의 지각변동은 결국 가시화됐다. 올해 상반기 IT서비스업계의 이목은 온통 국회에 쏠려있었다. 국회 통과가 계속 미뤄지면서 폐기 위기에까지 몰렸던 ‘소프트웨어(SW)산업진흥법 개정안’ 때문이다.

 

무엇보다 삼성SDS, LG CNS, SK C&C 등 그동안 공공 IT시장에서 천하를 삼분해왔던 IT서비스 빅3는 사실상 공공시장에서 발을빼야하는 상황을 고려해야할 정도로 개정안은 그 자체로 메가톤급 폭발력을 안고 있었다. 


이 과정에서 SW산업 진흥법 개정안이 가지고 있는 여러가지 문제점이 제기됐고 이 때문에 19대 국회에서 새로 논의하자는 합리적 절충안이 업계 일각에서 나오기도 했으나 끝내 반영되지 않았다. 

 

결국 지난 5월초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함으로써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 소속 IT서비스업체들의 공공 SI시장 참여는 내년부터 전면 제한되게 됐다. 물론 국방 등 일부 예외적인 분야에서는 여전히 대기업 IT계열사들의 진입은 허용된다.

 

이에 따라 올 상반기 IT서비스업체들은 공공 IT서비스 시장 공백을 매우기위한 다양한 전략적 선택을 맞이하고 있다. 신사업 발굴과 사업 다각화, 차별화된 새로운 먹거리 창출에 온 신경을 집중했다. 이같은 '변신'은 현재진행형이다.

 

다만 아직 대형 IT서비스 업체들의 전략적 선택은 구체적으로 나타나지 않고 있다. 현재로선 해외 SI사업을 크게 확대하는 방향에 포커스를 맞추겠다는 의중이 강하다. 


한편으론  대기업 계열의 중대형 IT서비스업체들의 공백을 예상하고 재빠르게 시장 진입을 노리는 중견 IT서비스업체들의 움직임도 동시에 진행되고 있다.  

 

◆IT서비스업계, M&A 후폭풍=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IT서비스업계의 그룹 내 계열사간 합병을 통한 덩치불리기가 가속화됐다.

 

우선 동양시스템즈가 동양그룹의 소모성자재구매대행(MRO) 사업 등을 영위하는 미러스를 흡수 합병키로 했다. 미러스는 유통사업분야(미러스 생활건강)와 BPO사업분야(BNS Networks)로 구성돼 있으며 최근 K커머스와 엔조이뉴욕 등을 인수하며 e커머스 분야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이번 합병으로 새로 출범하게 되는 동양네트웍스는 매출액 5000억원을 바라볼 수 있게 됐다.
 
대우정보시스템은 AT커니에 인수되면서 변화를 맞이하게 됐다. AT커니코리아는 이번 대우정보시스템 지분 인수를 계기로 경영전략 컨설팅 시장의 강점을 바탕으로 IT컨설팅과 SI사업 등에서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신사업 발굴 움직임도 본격화됐다. 코오롱베니트, 아시아나IDT, 동양시스템즈, 동부CNI 등 중견 업체들은 새로운 융합사업과 신기술 기반 사업 발굴을 표면화시켰다.

 

이에 따라 코오롱베니트는 헬스케어 독자브랜드 ‘havit(해빛)’을 출범시켰고 아시아나IDT는 전자문서화(PPR: Paperless Process Revolution) 사업에 뛰어들었다.

 

한화S&C는 빅데이터 분석 시장에, 동양시스템즈는 금융권 대상으로 한 클라우드 컴퓨팅 사업과 KT와 공동으로 스마트워크 사업 발굴에 나섰다. 또 동부CNI는 사업의 중심을 솔루션 및 하드웨어 유통으로 방향 전환했다.

 

한편 공공사업 참여 제한과 유럽발 금융위기, 올 하반기 예정돼있는 대선 등 대내외적 상황이 실적에도 악영향을 끼친 것으로 분석됐다. 빅3를 제외한 IT서비스 기업들의 올 1분기 실적 발표 결과 대부분 전년 동기에 비해 아쉬운 성적을 기록한 것.

 

◆시장 침체에 따른 대응책 마련 시급=올 하반기에는 대선이라는 큰 사회적 이벤트가 치러질 예정이다. 통상 대선이 치러질 무렵에는 기업은 물론 공공시장에서도 대형 사업 발주가 뜸한 것이 사실이다.

 

따라서 이러한 외부 사정 악화는 IT서비스업계에도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또 유럽발 금융위기로 인한 경기침체의 여파 역시 IT서비스업체들에게 극복해야 할 과제로 주목받게 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대형 IT서비스업체들의 주요 수익원이었던 금융시장도 경기침체의 역풍을 맞고 있는데다 대형 차세대사업의 실종으로 침체일로를 걸을 수밖에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IT서비스업계의 사업 조정과 신사업 발굴은 하반기에도 꾸준히 이어질 전망이다. 특히 내년 1월부터 공공SI 사업 참여가 전면 제한됨에 따라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 소속 IT서비스업체들의 생존해법 모색이 막바지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또 하반기 확정될 SW산업진흥법 개정안 고시와 세부규칙 등에 대한 업계의 관심도 꾸준히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에 공정위가 추진하고 있는 SW표준하도급계약서의 내용에도 마찬가지로 관심이 이어질 전망이다.

 

<이상일 기자>2401@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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