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서 고전, 글로벌 몰락 신호탄?…애플, 스마트폰 사업 ‘시험대’
- 상반기 국내 개통 27만대 불과…경쟁사 전철 밟나
[디지털데일리 윤상호기자] 한국 시장의 저주가 애플에게도 예외가 아닐까. 애플이 지난 2분기 기대 이하의 성적을 낸 가운데 상반기 한국 시장에서도 부진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1년에 1종이라는 애플의 독특한 휴대폰 사업 구조는 최근 부진에 대한 불확실성을 키우고 있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상반기 국내에서 개통된 애플 스마트폰 ‘아이폰’의 숫자는 27만여대로 공급량 40만대에 크게 못 미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이폰은 SK텔레콤과 KT가 판매한다. 국내에는 2009년 11월 ‘아이폰3GS’를 시작으로 아이폰3G 아이폰4 아이폰4S 등 4종이 유통됐다. 현재 팔리고 있는 제품은 주로 아이폰4S다.
그동안 애플은 한국 시장 진출 이후 연간 200만대 이상 판매고를 올렸다. 국내 시장 점유율 10%선을 지켜왔다. 하지만 작년 아이폰4S 출시 이후부터 상황이 변했다.
아이폰4S는 발표당시부터 전 세계적으로 아이폰4와 차이가 없다며 혹평을 받았다. 작년 4분기 3700만대를 고점으로 지난 1분기 3510만대 지난 2분기 2600만대 등 판매량이 급감했다. 애플은 3분기 역시 2분기처럼 부진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아이폰 신제품은 4분기에 등장한다. 한국에서 판매 감소는 더 심할 전망이다. 차기 아이폰이 롱텀에볼루션(LTE)를 지원하지 않는 한 반등 확률도 낮다. 한국 시장은 이미 LTE로 주도권이 넘어왔다.
한국은 전 세계 시장에 비해 고사양 휴대폰 구매 비중이 높다. 유행에도 민감하다. 휴대폰 교체주기도 빠르다. 이 때문에 규모에 비해 휴대폰 제조사의 관심이 높은 지역이다. LTE 역시 출발은 미국 일본 등에 비해 늦었지만 반년 만에 미국과 맞먹는 수준으로 성장했다. 때문에 전 세계 제조사는 한국 시장 공략에 신경을 써왔다. 한국에서 통하는 휴대폰은 세계에서도 통한다는 공식 때문이다. 이와 함께 치열한 국내 영업 환경도 전 세계 시장에서 내성을 키우기 위한 시험대로 여겨졌다.
국내 통신사와 제조사 관계자들은 애플이 다른 제조사들처럼 시험대에 올랐다고 평가했다. 노키아 모토로라모빌리티 소니모바일커뮤니케이션즈 LG전자 림(RIM) HTC 등처럼 한국에서 교훈을 적절히 이용치 못하면 애플의 성장세도 한 풀 꺾일 것으로 내다봤다.
모토로라는 일반폰 ‘레이저’ 이후 국내에서도 해외에서도 히트작이 없었다. 소니모바일은 스마트폰 업체 전환을 선언하며 한국에도 진출했지만 결과가 좋지 않았다. 세계에서도 마찬가지였다. LG전자는 2009년 2년 연속 전 세계 1억대 이상 판매라는 축포를 터뜨렸다. 그해 말 애플이 한국에 왔다. 현재 LG전자의 국내 점유율은 10%대 초반. 30%를 넘나들던 위상은 찾기 어렵다. 노키아는 국내 스마트폰 시장 초기 심비안으로 도전장을 던졌다. 별다른 호응을 얻지 못했다. 심비안과 노키아는 침몰하는 배다.
림과 HTC는 스마트폰 시대 선구자 이미지로 국내에 상륙했다. 림의 자체 데이터 서비스 비용 추가 징수라는 사업모델은 국내서 환영을 받지 못했다. 국내 사용자는 기업용보다는 멀티미디어용을 선호했다. 세계 시장도 그렇게 흘러갔다. 림은 지금 생존을 위협 받는 신세다. HTC는 삼성전자와 겨뤄보겠다는 자신감이 있었다. 외산폰 업체 중에서는 이례적으로 복수의 통신사로 제품도 선보였다. 그러나 급성장은 사후서비스(AS)와 재고관리 부담을 가져왔다. 해외 시장에서도 국내와 비슷한 처지다.
하지만 애플이 다른 업체들처럼 극적인 추락을 겪지는 않을 전망이다. 그동안 만들어 놓은 생태계와 충성 소비자가 있기 때문이다.
한 제조사 관계자는 “차기 아이폰이 성공하지 못할 경우 ‘그들만의 리그’로 전락할 가능성은 높다”라며 “애플은 신제품을 매년 1종씩만 선보여 실패하면 극복할 수 있는 뾰족한 수가 없다”라고 입을 모았다.
통신사 관계자는 “애플도 이런 위험을 감지하고 있고 이를 대비하기 위한 전략 중 하나가 삼성전자와 특허소송”이라며 “판매금지라는 강수를 꺼내든 것은 추후 실패를 대비해 가장 위험도가 높은 경쟁자의 발목을 붙들어두기 위한 것이 아니겠는가”라고 분석했다.
<윤상호 기자>crow@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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