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채수웅기자] 내년 클리어쾀(Clear Qam) 도입이 예상되고 있는 가운데, 케이블TV의 디지털전환에 큰 도움을 줄 것이라는 전망과 함께 저가 유료방송 시장을 고착화시킬 수 있다는 우려가 동시에 제기되고 있다.
‘클리어쾀’은 지상파 및 실시간 채널 등 무료 방송을 시청할 수 있도록 돕는 수신 장치다. 현재 유료방송의 경우 셋톱박스를 통해 시청할 수 있지만 ‘클리어쾀’을 내장한 TV의 경우 셋톱박스 없이도 방송을 시청할 수 있다.
‘클리어쾀’을 도입하는 이유는 아날로그 케이블TV 가입자들을 위한 고육지책으로 볼 수 있다. 저가 상품 가입자로 고가의 디지털 방송 상품 가입을 꺼려하기 때문에 지상파를 포함한 일부 채널을 단방향 디지털 화면으로 보여주는 ‘클리어쾀’ 도입을 통해 디지털전환 정책 목표를 달성한다는 것이 방송통신위원회 복안이다.
문제는 ‘클리어쾀’이 단방향성 특성을 가지기 때문에 디지털전환 정책의 원래 목적에서 벗어나는데다 유료방송 시장의 저가화를 고착화시킬 수 있다는 점이다.
케이블TV 업계 역시 이러한 점을 우려하고 있다.
제한적인 차원에서 시행하는 만큼 큰 문제는 없을 것으로 보는 견해가 있는 반면, ‘클리어쾀’이 활성화 될경우 디지털방송 상품에 가입할 수 있는 여력이 있는 소비층마저 ‘클리어쾀’에 가입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특히, ‘클리어쾀’에 OTT(over the top)서비스를 결합할 경우 실시간은 ‘클리어쾀’이, VOD는 OTT로 해결할 수 있기 때문에 기존 디지털방송상품 근간을 무너뜨릴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게다가 채널은 많아지고 있지만 볼게 없다는 인식도 만만치 않은 만큼, 저소득층이 아니더라도 다채널 디지털방송 상품에서 ‘클리어쾀’으로 전환하는 가입자들도 생겨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PP업계 관계자는 "클리어쾀이 아날로그 케이블 가입자의 디지털전환을 촉진한다는 점에서는 의미가 있지만 일부가 아닌 전체 범위로 확산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며 "클리어쾀이 확산될 경우 많은 PP들에게 큰 타격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SO 관계자 역시 "제한적 차원에서 클리어쾀 도입은 반드시 필요하지만 현재 케이블 업계가 고민하는 ARPU(가입자당 매출) 문제, 업셀링 문제 등이 있다"며 "시청자가 적정한 수준의 돈을 지불해야 PP에게도 재투자 되는 선순환 구조가 이뤄지는데 얼마나 도움이 될지는 미지수"라고 밝혔다.
디지털전환 정책의 마지막 관건인 아날로그 케이블 가입자의 디지털전환을 촉진하기 위해 ‘클리어쾀’ 도입은 불가피하지만 자칫 전체 유료방송의 저가상품 고착화를 유발할 수 있다는 점에서 환영과 우려의 시선이 교차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