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프트웨어

기업들은 윈도8을 받아들일 것인가?

심재석 기자

[IT전문 미디어블로그 = 딜라이트닷넷]

마이크로소프트가 차세대 클라이언트 운영체제(OS)인 윈도8을 출시했습니다. 윈도8은 기존의 PC시장과 태블릿 시장을 동시에 겨냥한 운영체제로, 애플의 아이패드에 대항하기 위한 MS의 야심작입니다. PC의 시대가 저물고 모바일 시대가 열리고 있는 이 시점에서 윈도8의 성공여부는 지난 20년 동안 전 세계 IT 업계를 지배했던 MS의 영향력이 지속될 수 있을 지 판가름 할 수 있는 중요한 잣대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특히 기업들이 윈도8을 얼마나 채택할 것인지 여부가 중요합니다. 윈도XP, 윈도7 등 지금까지 MS 운영체제 중 성공을 거둔 제품들은 모두 기업 시장에서 받아들여진 것들입니다. 그러나 윈도비스타처럼 기업들로부터 외면 받은 제품은 쓰라린 실패를 맛 봐야 했습니다.

과연 기업들은 윈도8을 선택할까요?

일단 분석가들은 기업들이 윈도8을 선택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하고 있습니다.

피터 손더가드 가트너 수석부사장은 최근 열린 가트너 심포지움에서 “소비자 시장과 태블릿 분야에서 윈도8이 보급될 가능성은 있지만, 기업들이 기존 PC를 윈도8 기반으로 바꾸기 위한 동기는 없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2014년까지 기업들의 90%는 윈도8 도입을 피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MS 운영체제 신제품이 2~3년 주기로 출시되는 것을 감안하면, 2014년까지도 기업들의 선택을 못 받는다면 윈도8은 그 이후에도 선택되지 않을 가능성이 높아 보입니다. 그 이후에는 새로운 윈도가 등장할 테니까요.

로이터 통신도 “윈도8은 기업용 제품 이라기보다는, 개인 컴퓨터 사용자를위한 OS”라면서 “윈도8에는 비즈니스에 유효한 새로운 기능도 특별히 없어 기업들은 현재 도입할 이유가 그다지 없다”고 보도했습니다.

기업들이 윈도8을 채택하지 않을 것이라는 예상은 윈도8이 PC보다는 태블릿에 중점을 두고 만들어졌다고 보기 때문입니다. 윈도8은 기본적으로 메트로스타일이라고 불렸던 윈도폰7의 사용자환경(UI)를 그대로 채택했습니다. 이는 마우스보다는 손가락 터치를 염두에 두고 만들어진 UI입니다. 때문에 PC를 여전히 클라이언트 디바이스로 활용하는 경우가 많은 기업들은 윈도8의 UI에 적합하지 않다고 보는 것입니다.

또 새로운 UI를 도입할 경우, 교육비용도 적지 않게 듭니다. 기업에는 20대 신입사원부터 50~60대 임원까지 함께 일하고 있습니다. 젊은 직원들은 새로운 UI에 쉽게 적응한다고 하더라도 관리자급 직원들에게는 새로운 교육과 훈련이 필요합니다. 교육에 필요한 시간을 비용으로 계산할 경우, 직원 1인당 400달러 정도가 소요될 것이라는 분석도 있습니다.

반면 MS 측은 이 같은 의견에 반박합니다. MS의 론 마케지히 기업 부문 부사장은 “지금은 개인과 기업 고객의 경계가 모호해진 시대”라면서 “윈도8을 도입함으로써 태블릿과 PC 중 하나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하는 고민이 없어진다는 이유만으로도 기업 사용자는 윈도8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실제로 기업들이 윈도8을 도입할 요인은 많이 있습니다. 가장 큰 요인은 윈도XP의 지원기간이 끝나간다는 점입니다. 윈도XP는 10년도 넘은 구닥다리 운영체제이지만, 아직도 40% 정도의 기업들이 윈도XP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MS는 윈도XP에 대한 지원을 2014년 4월에 종료한다고 발표한 바 있습니다. 그 이후에는 보안업데이트 등 MS의 지원은 사라집니다. 또 최신 하드웨어 중 일부는 윈도XP를 지원하지 않는 것도 있습니다. 현재 윈도XP 사용하면서 아무런 문제가 없는 기업이라도 새로운 운영체제 도입을 고려해야 할 시점이 된 것입니다.

내년초 출시될 오피스 2013도 윈도8로의 전환을 유인합니다. 현재 기업들이 주로 사용하는 오피스 2003은 이제 교체할 시점이 됐습니다. 그러나 새로운 오피스 2013은 윈도XP에는 설치되지 않습니다. 윈도7이상의 운영체제에만 오피스 2013이 설치됩니다. 오피스2013을 사용하려는 기업들은 운영체제도 바꿔야 하는 것입니다.

또 모바일 트렌드와 IT의 소비자화도 기업들이 윈도8을 선택할 수 있는 요인입니다. 기업들은 개인 사용자들에게 친숙한 도구를 제공해야 하며, 태블릿과 같은 모바일 디바이스를 업무에 활용할 필요가 있습니다. 윈도8은 태블릿과 PC, 두 가지 용도로 다 사용할 수 있기 때문에 기업들은 투자를 일원화할 수 있습니다. 또 아이패드의 경우 애플의 정책 때문에 보안 등과 관련돼 기업들이 마음대로 컨트롤 할 수 없는 부분이 많아 윈도 태블릿이 기업들의 선택을 받을 것이라는 예상도 있습니다.

심재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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