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민간이 처음 주도한 ‘지스타2012’… 성공한 이유

이대호 기자

 

[디지털데일리 이대호기자] 지난 8일부터 11일까지 부산 해운대구 벡스코에서 개최된 게임전시회 ‘지스타2012’가 막을 내렸다. 전 세계 31개국 434개 기업이 참가한 이번 행사는 총 19만353명의 관람객이 다녀갔다.

올해 지스타는 한국게임산업협회(회장 최관호, 협회)로 민간 이양된 첫 해 행사로 곳곳에서 변화가 감지됐다. 일단 그 변화는 긍정적이다.

 

우선, 협회가 관람인원의 중복 집계를 제외한 실인원 집계로 인원산정방식을 바꿨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이 지스타를 주관할 당시 관행으로 자리 잡은 인원 부풀리기 집계의 고리를 끊고 행사 투명성을 제고한 것이다.

또한 올해 지스타에 기업고객(B2B) 전시관이 따로 마련돼 비즈니스 성과가 대폭 오른 점도 눈여겨 볼 부분이다. 이는 올해 신축된 제2전시관에 B2B 부스를 따로 마련한 덕분이다. 이번 지스타는 넓어진 전시공간의 혜택을 크게 봤다.

또한 이번 지스타에 모바일게임 트렌드가 그대로 반영돼 향후 전시회의 성장 가능성을 보여줬다. 올해 온라인게임 전시 라인업의 흥행 폭발력이 예년만 못하다는 평가가 있었지만 이 부분을 모바일게임이 어느 정도 메꿨다는 평가가 나온다.

 

◆거품 빠진 지스타, 중복 집계 인원 제외돼=올해 지스타 입장객은 19만353명으로 전년행사에 비해 10만여명이 줄었다.

이는 작년까지 관람객이 전시관을 나갔다 들어올 경우까지 새로운 인원으로 간주하는 중복 집계 방식을 적용했기 때문이다. 올해부터는 이 같은 1명이 전시관을 5번 나갔다 들어와도 실 인원 1명으로 집계했다.

이에 따라 개막일인 8일은 소외계층 초청행사 이후인 12시부터 일반 관람객이 입장해 3만7252여명이 지스타를 왔다간 것으로 집계됐다. 작년까지의 중복 집계 방식을 적용하면 4만7000여명이다.

다음날인 9일 3만9513명명, 10일 6만1588명, 11일 5만2000여명(추정)을 기록하며 총 19만여명의 관람 실인원 숫자를 기록했다. 협회 측은 작년 인원산정방식을 적용하면 2.4% 성장한 29만6169명을 기록했다는 자체 평가를 내렸다.

◆B2B 전시관서 수출 상담 활발…실제 성과↑=올해 지스타는 신축된 제2전시관에 B2B 부스를 한데 모았다.

작년 지스타는 전시관이 협소한 관계로 B2C 전시장(제1전시관) 외부 1,3층 등에 B2B 부스가 분산돼 있었다. 이에 따라 해외 바이어의 동선을 벗어난 전시관 3층의 B2B부스에서 불만이 제기되기도 했다.

올해 지스타는 B2B 부스가 제2전시관에 따로 마련된 혜택을 크게 봤다. 이에 해외 바이어의 동선이 확보돼 수출 상담도 활발하게 이어졌다는 평가다.

실제 성과도 좋았다. 올해 지스타는 수출 상담 3935건이 진행된 가운데 수출계약액이 전년대비 49% 증가한 1억4799만달러(약 1610억원)를 기록했다.

올해 신설된 지스타 투자 마켓에서의 성과도 더해졌다. 26개 투자회사가 참여해 1차 심사를 마친 8개 게임프로젝트를 대상으로 투자심사를 진행, 총 60억의 투자계약을 맺었다. 공게임즈가 20억원, 플라이너리가 40억 규모의 투자가 확정됐다.

지스타 참가 업체의 한 관계자는 “이번에는 B2C보다 B2B가 내용이 많았다는 평가가 있다”며 “온라인게임에 관심을 가진 해외 바이어들이 확실히 많아져 비즈니스 교류가 일어나고 네트워크도 활발하게 돌아갔다”고 당시 현황을 전했다.

◆지스타서 숨죽인 온라인게임…날아오른 모바일게임=올해 지스타는 게임 시장의 상황이 그대로 반영돼 주목된다. 온라인게임의 흥행 폭발력이 예전만 못했고 대신 모바일게임이 지스타의 주류 트렌드로 자리 잡았기 때문이다.

다수의 게임업체가 개발 중인 주력 온라인게임을 공개했지만 지난해 6시간 시연 대기 행렬을 기록한 엔씨소프트의 ‘길드워2’ 흥행 파워에 크게 미치지 못했다.

올해 지스타에서 주요 온라인게임의 시연 대기 행렬은 최대 2시간 정도에서 그쳤다. 오히려 지스타에서 최초 공개된 게임보다 기존에 서비스 중인 넥슨의 ‘사이퍼즈’가 인기가 더 좋았다는 게 현장을 관람한 관계자들의 평가다.

물론 ‘사이퍼즈’는 탄탄한 지지 기반을 갖추고 인기리에 라이브 서비스가 진행되고 있는 게임이다. 이에 지스타에서 어느 정도의 흥행은 예견됐다.

하지만 신작 공개에 초점이 맞춰진 행사 성격을 감안할 때 이 같은 상황은 긍정적으로 보기 힘들다. 이는 모바일게임에 밀린 온라인게임의 현 시장 분위기가 반영됐다고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반면 이번 지스타에서 모바일게임은 날아올랐다. 총 100종의 이상의 모바일게임이 공개돼 많은 인파가 모바일게임 시연대에 몰렸기 때문이다. 애니팡 등의 모바일게임 시연에 인파가 몰리는 모습도 이전 지스타까지 볼 수 없던 풍경이다.

SK플래닛과 위메이드, 게임빌, 컴투스 등 주요 업체들이 참가해 모바일게임의 흥행에 힘을 보탰다. 저연령층과 여성층을 겨냥한 캐주얼 모바일게임의 등장으로 지스타 관람객의 저변도 확대됐다. 가족단위 관람객이 심심찮게 눈에 띄었다.

스마트 기기 유행에 따른 모바일게임의 시장 확대는 이미 세계적 트렌드다. 콘솔(가정용 게임기) 게임이 중심인 도쿄게임쇼에서도 올해 모바일게임의 약진이 두드러졌다. 국내 지스타도 예외는 아니었다.

<이대호 기자>ldhdd@ddaily.co.kr

이대호 기자
webmaster@ddaily.co.kr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디지털데일리가 직접 편집한 뉴스 채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