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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이상 디바이스 경쟁은 의미없다”… 스마트뱅킹 이후 금융채널 전략은?

박기록 기자

[디지털데일리 박기록기자] 현재 국내 금융권은 스마트뱅킹 전쟁이 한창이다. 스마트폰이라는 강력한 기능의 모바일 디바이스에 기반한 뱅킹서비스 경쟁이 치열하고 그것에 기반한 채널 전략이 쏟아지고 있다.


또한 점포 전략도 스마트 브랜치(Smart Branch)로 진화되고 있고 찾아가는 금융서비스도 늘어나고 있다.

 

그렇다면 금융권의 채널 전략은 또 어떻게 변하게 될까.

 

실제로 지난 2년여 동안 국내에서 스마트폰이 급격하게 확산된 이후 금융서비스에도 폭풍처럼 많은 변화가 이어졌다. 이미 2000만명이 넘는 스마트폰뱅킹 사용자가 존재한다. 그렇다면 스마트폰뱅킹 이후의 새로운 디바이스는 무엇이 될 것인지 궁금해질 수 밖에 없다.  

 

그러나 “이제 더 이상 디바이스는 크게 의미없어 질 것이다. 스마트폰 뱅킹 고객을 얼마나 확보했느냐는 은행들의 차별화된 경쟁력이 될 수 없기 때문이다. 이제 금융이 실물속으로 들어가게 될 것”이라는 다소 의외의 전망이 제시됐다.

 

이는 웹케시 윤완수 대표(사진)의 전망이다. 은행원 출신인 그는 국내 전자금융 분야의 최고 전문가로 손꼽힌다.


윤 대표는 디지털데일리가 4일 주최한 2013년 금융IT 이노베이셔 컨퍼런스에서 '비대면 채널혁신, 금융의 미래'라는 주제발표를 통해 "스마트 시대 이후의 금융은 누가 '실물'을 선점하는가에 달려있다'고 강조했다.

 

윤 대표에 따르면 지난 1980년대 단말시대에는 직원수가 많고, 점포수가 많고, 점포망이 많은 금융회사가 시장을 리드했다. 이후 1990년대 PC시대, 2000년대 인터넷시대로 넘어오면서 채널이 중시됐다. 그리고 지금은 스마트뱅킹, 즉 손바닥 금융 시대다.  

 

하지만 이제는 실물과 금융이 융합하는 곳에서 금융의 역할이 경쟁이 치열하게 전개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른바 눈에는 보이지않지만 핵심적인 결제 기능을 위해 존재하는 '뱅크 임베디드'(Bank Imbeded)의 개념이다.


그에 따르면, 스마트뱅킹을 비롯한 기존의 채널전략은 물리적 채널이다. 즉 고객을 은행으로 끌어들이는 전략이다. 지금 스마트폰으로 뱅킹서비스가 진화됐다고 하더라도 결과적으로 이같은 속성은 과거 점포 시대의 사고와 크게 다르지 않다.

 

하지만 앞으로는 논리적 채널만 존재한다. 눈에 보이지 않지만 소프트웨어적인 개념만 존재한다. 실물이 있는곳에 결제서비스가 존재한다. CMS(자금결제서비스). IC/RF(전자칩, 전자태그)에 의한 소액결제, 앱결제 등이다.


윤대표는 자신의 차량에 부착한 하이패스 카드를 예로 들었다.

 

그는 “지난 3년간 한번도 하이패스 카드를 교체하지 않았다. 기업은행에서 자동으로 사용금액이 결제된다. 나도 모르게 이미 금융결제서비스는 우리 일상에 들어와 있다. 미래의 금융은 이같은 뱅킹 임베디드를 위한 '플랫폼 프레임(Plateform Frame)'을 구현하는 것이 핵심”이라고 분석했다. 뱅킹 플랫폼 프레임의 확장성과 유연성이 앞으로는 금융회사 경쟁력의 핵심이 된다.


윤 대표는 “노키아가 2010년 3분기까지 세계 시장점유율 1위였고 독자적인 스마트 OS(운영체제)까지 갖고 있었으나 불과 2년만에 몰락한 것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물론 금융권에서는 이러한 극적인 변화 가능성이 좀 적다하더라도 기존의 외형경쟁, 볼륨경쟁을 무의미하게 만드는 혁신적인 뱅킹서비스 전략이 제시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과거 지방은행이었던 동남은행 (1998년 주택은행에 흡수)이 PC뱅킹을 처음 시작했었는데 금융회사의 순위에 관계없이 그 같은 혁신을 제시할 수 있는 금융회사가 향후 새로운 개념의 스마트뱅킹 시장을 리드하게 될 것이라는 게 윤대표의 주장이다.

 

<박기록 기자>rock@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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