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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수첩] 셧다운제에 발목 잡힌 게임업계

이대호 기자
[디지털데일리 이대호기자] 또 셧다운제다. 지난해 11월 20일 시행일 전부터 근 2년간 게임업계에 근심을 안겼던 셧다운제가 연말에 또 다시 업계 발목을 잡았다.

최근 게임주가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이 셧다운제 찬성 입장을 밝힌 것 때문에 일제히 하락세를 기록했다. 박 당선인의 규제 의지 외에는 주가 하락의 뚜렷한 이유가 없어 업계도 셧다운제 우려감이 주가에 반영된 것이라고 보고 있다.

더욱이 이번엔 셧다운제 확대다. 박 당선인이 셧다운제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서 모바일게임도 셧다운제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피력한 바 있기 때문이다.

현재 게임산업은 애니팡 등 시장 격변기의 수혜를 입은 대박 모바일게임이 속속 나오는 가운데 제2의 벤처붐이 일고 있다. 그만큼 업계 전반에 활력이 넘친다.

특히 중소기업이 시장에서 주목받을 수 있는 시대가 왔기 때문에 업계에서도 시장 활성화에 대한 기대가 그 어느 때보다 크다.

이런 가운데 모바일게임 셧다운제 적용은 업계에 사형 선고나 다름없다. 우선 중소기업의 경우 셧다운제 적용을 위한 시스템 구축비용 마련이 쉽지 않다. 그렇다고 온라인게임 셧다운제처럼 회사 규모에 따라 규제에 차등을 두기도 애매하다. 애니팡이나 드래곤플라이트, 아이러브커피 등 대박 게임을 낸 중소기업이 속속 나오기 때문이다.

게다가 모바일게임에 셧다운제를 도입할 경우 국내 기업만 규제가 적용돼 역차별 논란이 불거질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모바일게임의 경우 글로벌 앱스토어를 통해 이미 전 세계 서비스가 이어지고 있다. 이럴 경우 서버를 해외에 둔 외산 게임은 국내 규제를 피해갈 수 있다. 이 부분은 온라인게임에서도 논란이 불거진 바 있다.

모바일게임 셧다운제는 박 당선인이 내세운 5개 킬러콘텐츠 가운데 하나로 게임을 집중 육성하겠다는 공약의 취지마저 퇴색시킬 수 있는 강력한 규제다. 규제의 우려감만으로 주가가 일제히 하락세를 기록할 정도다.

이에 게임업계에서는 “진흥책은 없어도 되니 규제만 말아 달라”는 목소리가 크다. 무엇보다 업계는 셧다운제 실효성 논란이 끊이질 않는데 이 부분을 규제 확대로 돌파하겠다는 차기 정부의 정책에 크게 아쉬움을 토로하고 있다. 정책의 재고가 필요한 대목이다.

<이대호 기자>ldhdd@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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