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한주엽기자] 세계 최대 반도체 장비 업체인 네덜란드 ASML이 올 2분기 극자외선(EUV) 포토 리소그래피(노광 露光) 양산 장비를 첫 출하한다.
2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ASML은 올해 2분기 EUV 양산 장비인 NXE3300B를 출하한다는 계획을 세워뒀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인텔, TSMC 등 주요 반도체 업체들이 NXE3300B의 구매 발주를 낸 것으로 알려졌다. ASML은 11대의 NXE3300B 장비 발주를 받았고 이를 통해 총 7억유로(한화 약 1조원)의 매출을 올릴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NXE3300B의 대당 가격은 900억원 내외가 될 것이라는 얘기다.
노광은 실리콘 웨이퍼에 회로 패턴을 형성하는 반도체 제조 공정을 뜻한다. 현재 20~40나노대 반도체 제조 공정에서 사용되는 노광 장비는 193nm 레이저 파장을 갖는 불화아르곤(ArF)에서 발전한 이머전 ArF인데, 반도체 회로 선폭을 10나노대로 줄이려면 파장이 보다 짧은 EUV 노광 장비가 필수적이다. EUV는 파장이 13.5nm인 극자외선을 활용해 보다 미세한 회로 패턴을 웨이퍼에 형성할 수 있다.
다만 현재까지 나와있는 장비는 EUV 광원 에너지 부족으로 웨이퍼 처리량이 현저히 떨어진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인텔 등은 ASML의 EUV 테스트 장비인 NXE3100을 도입, 14나노(로직)와 22나노(D램) 테스트 공정에 활용하고 있으나 시간당 웨이퍼 처리량이 10장 이하여서 양산 라인에 적용할 순 없다는 견해를 밝히고 있다.
NXE3300B은 광원 출력을 60와트까지 높여 시간당 웨이퍼 처리량이 30장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ASML은 이 장비가 14나노 로직 공정에 적용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소자 업체들이 이 장비를 양산 라인에 도입하진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통상 시간당 100장 이상의 웨이퍼를 처리할 수 있어야 양산 라인에 적용할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ASML은 EUV 광원 출력을 높이는 연구개발(R&D)을 지속해 2014년 중반기에는 시간당 70장, 2016년 경에는 시간당 125장의 웨이퍼를 처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아울러 450㎜ 웨이퍼를 지원하는 EUV 장비는 2016년 개발에 착수해 2018년 양산에 돌입할 것이라고 ASML은 밝혔다.
한편 ASML은 지난 16(현지시각) 발표한 실적발표를 통해 지난해 연간 47억3200만유로의 매출과 26억9800만유로의 순익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전년 대비 각각 16.2%, 1.2% 감소한 것이다. 반도체 파운드리 업체들이 28-32나노 공정 투자를 늘린 반면 PC 수요 감소에 따른 메모리 업체들의 투자 축소로 매출 및 순익이 줄어들었다고 ASML은 밝혔다.
이 회사는 세계적인 경기 침체에도 불구하고 올해 파운드리 및 로직 업체들의 14나노-20나노 공정 전환 및 EUV 양산 장비의 출하를 통해 전년도와 비슷한 수준의 실적을 올릴 것으로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