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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조직 개편 마무리…와이브로 이통사 등장할까

채수웅 기자
[디지털데일리 채수웅기자] ICT 관련 정부조직개편 후속조치가 마무리된 가운데 제4이동통신사 허가 여부가 관심을 모으고 있다.

방송통신위원회 업무 중 방송 관련 인허가, 규제 업무만 남겨놓고 대부분의 정책기능이 미래창조과학부로 이관된다. 재송신 제도개선, 방송법 시행령 개정 등의 경우 정치적 이슈, 특혜 논란에 방통위원의 거취 등을 감안할 때 현 방통위 체제에서 결론을 내리기는 쉽지 않다.

하지만 제4이동통신 사업자 선정의 경우 법적으로 처리 시한이 정해져 있는데다 새 정부의 통신요금 인하 및 경쟁활성화 정책과도 밀접한 연관이 있다는 점에서 관심을 모으고 있다.

특히, 제4이통 사업자 선정 작업과 밀접한 주파수 할당 업무가 진흥으로 분류됨에 따라 미래창조과학부가 담당하게 되면서 정부조직개편으로 인한 정책의 단절 우려도 사라지게 됐다.

가계통신비 인하 와이브로 활성화 두마리 토끼 잡을까?=제4이동통신 사업의 경제적 효과는 상당하다. 물론, 기업 운영이 건실하게 유지된다는 전제하에서다. 먼저 가계통신비의 상당한 인하가 가능하다. 사업허가를 신청한 한국모바일인터넷(KMI)이나 인터넷스페이스타임(IST) 컨소시엄 모두 현재보다 30% 이상의 요금절감이 가능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얼핏 들으면 현재 이동통신 3사가 부당이득을 취하고 있다는 소리로 들린다. 통신요금 인하가 가능한 이유는 기술발전으로 전국망 구축에 소요되는 비용을 대폭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WCDMA의 절반 수준인 2조5000억원 이하의 투자로 전국망 구축이 가능하다는 것이 제4이통 예비 사업자들의 설명이다. 실제 LTE 1단계 전국망 구축에는 1조3000억원 가량의 투자가 집행됐다.

여기에 2세대, 3세대, 4세대 네트워크를 동시에 운영하는 이통사에 비해 운영비 역시 적게 들 수 밖에 없다. 서비스 망 하나당 연간 3000~5000억원 가량의 고정비가 소요된다는 점에서 하나의 망을 운영하는 사업자는 그 만큼의 비용을 아낄 수 있다.

또한 제4이통사가 등장하게 되면 사라질 위기에 처해있는 와이브로 역시 회생의 기회를 맞을 수 있다. 전 세계적으로 와이브로가 힘을 잃어가고 있지만 새로운 전환점을 마련할 수 있다. 정부는 여전히 우리 기술이 대거 반영된 와이브로 활성화를 원하고 있다. 시장의 중심세력은 아니지만 여전히 와이브로가 시장의 20% 가량은 차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TD-LTE로의 전환을 통해 사업을 이어갈 수도 있기 때문에 리스크도 많이 줄어들었다. 개도국을 중심으로 해외진출 가능성 또한 남아있다.

◆경제민주화 수혜볼까 대기업 부재 발목잡힐까=여러 경제적 효과가 기대되는 제4이통 사업이지만 문제는 역시 해당 사업자가 안정적으로 운영 할 수 있을 것인가이다. 재판매 사업자(MVNO)와 달리 대규모 투자가 수반된다는 점에서 불안요소가 있을 수 있다. 반대로 얘기하면 중소기업의 참여 확대로 경제민주화의 트렌드와 부합할 수도 있다.  
 
KMI와 IST의 주주구성을 살펴보면 대부분이 중소기업과 해외자본으로 이뤄져있다. 이름을 대면 알만한 국내 대기업들은 참여하지 않는다. 그러다보니 제4이통 사업의 안정성이 의심받고 있다. 수많은 중소기업으로 이뤄진 주주구성으로 사업의 연속성을 담보할 수 있겠느냐는 것이다. 그동안 제4이동통신 사업이 실패로 돌아갔던 이유도 재무적 안정성에 대한 심사위원들의 의구심을 해소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IST의 경우 주요 주주로 참여한 현대그룹이 막바지 투자를 철회하는 촌극을 벌이는 등 제4이통 예비 사업자에 대한 재무적 능력은 아직 검증되지 않았다.

이에 대해 KMI는 대기업만 없을 뿐 충분히 재무적으로 안정적인 사업자들 중심으로 자본금을 구성했다고 설명하고 있다. 재무적 논란에 대해서도 KMI 관계자는 "대기업 집단의 이해관계가 너무 강한 것도 문제 발생 소지가 있고 소수 과점주주의 수익 극대화를 추구하는 지배구조 역시 공익을 우선해야 하는 통신사업에 바람직하지 않다"고 밝혔다.

허가 이후 발생할 수 있는 문제도 시장에 맡겨야 한다는 입장이다. KMI 관계자는 "과거 신세기, 한솔 등이 경영악화로 다른 사업자에게 합병됐지만 주주나 소비자 이익이 침해되지는 않았다"며 "인프라 사업이기 때문에 충분히 시장이 흡수할 수 있는데 발생하지도 않은 문제점을 미리 예단할 필요는 없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변수는 새 정부 출범을 직전에 두고 심사가 이뤄진다는 점이다. 방통위가 새정부 출범을 목전에 두고 대규모 투자가 수반되는 정책에 힘을 싫어주겠냐는 것이다. 이에 대해 방통위 고위 관계자는 "선정 여부는 외부 심사위원이 하는 것이지 방통위가 결정하지 않는다"라며 중립을 지킬 것이라는 의사를 내비췄다.

제4이동통신 사업은 방통위가 추진해온 주요 업무 중 하나다. 새 정부 출범을 앞두고 시장에 새로운 이통사가 등장할 수 있을지, 결과는 다음 달 중순 이전에 결정날 예정이다.

<채수웅 기자>woong@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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