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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 박성욱·김준호·박상훈 3인 사장 체제로… SK 문화 심기 가속도

한주엽 기자

[디지털데일리 한주엽기자] SK하이닉스가 박성욱<왼쪽>, 김준호<중앙>, 박상훈<오른쪽> 부사장을 사장으로 승진시키는 임원 인사를 20일 단행했다. 구 현대전자 반도체연구소로 입사한 뒤 28년간 하이닉스에 재직한 박성욱 부사장은 사장 승진과 동시에 회사의 대표이사직을 맡게 된다. SK 출신 인사로 하이닉스 인수합병(M&A)에 큰 역할을 했던 김준호, 박상훈 부사장도 사장으로 승진하며 중추 역할을 수행하게 됐다.

SK하이닉스에서 복수 사장 체제가 구축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회사 측은 이번 인사에 대해 “기술 및 책임경영을 중심으로 성장을 가속화하고 미래역량을 확보하는 데 중점을 뒀다”라며 “전체 승진 인사 폭은 예년과 비슷한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박성욱 신임 대표이사는 미국생산법인 담당임원, 연구소장, 연구개발제조총괄을 역임하며 연구개발과 제조 등 다양한 현장 경험을 보유한 회사 내 최고 기술 전문가다. 박성욱 사장은 SK하이닉스가 채권단 공동 관리를 받던 지난 2010년 권오철 사장(당시 전무)과 대표이사 자리를 놓고 겨뤘던 경쟁자이기도 하다. SK 측은 박성욱 신임 대표가 ‘기술 리더십’을 발휘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김준호, 박상훈 사장 승진자는 SK그룹이 하이닉스를 인수할 때 공동으로 실사단장을 맡았던 인물들이다. 두 사장은 SK하이닉스에 SK 문화를 심는 데 큰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김준호 사장은 서울고법 검사와 법무부 정책기획단장을 거쳐 SK 부사장(윤리경영실장), SK에너지 사장 등을 역임했다.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코퍼레이트센터 총괄 역할을 맡는다. 김 사장은 올해 SK하이닉스의 등기임원으로도 선임됐다. 박상훈 사장은 한국과학기술원 화학공학 박사 출신으로 SK에너지에서 생산부문장을 역임한 인물이다. 지난해 제조총괄을 맡았지만 올해부터는 사장급 연구/기술위원으로 회사의 미래 역량을 확보하는 데 매진한다.

연구개발(R&D) 및 영업 부문에서 성과를 낸 인물들도 올해 승진 포상이 이루어졌다. D램개발본부장을 맡았던 김용탁 전무는 보다 미세한 공정의 D램 개발 성과를 인정받아 올해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김 부사장은 앞으로 개발부문장을 맡게 됐다. 중국 판매법인장으로 근무해왔던 서근철 상무도 올해 전무로 승진했다.

지난해까지 SK하이닉스를 이끌어 온 권오철 사장은 향후 고문을 맡아 회사 성장에 지속 기여할 예정이다. SK하이닉스는 이 밖에도 8명을 상무로, 17명을 상무보로 승진시켰다. 전체 승진 임원 29명 가운데 R&D 및 제조분야 인력은 19명이라고 회사 측은 전했다.

이날 SK하이닉스는 조직개편을 통해 연구소와 상품기획기능, M8사업부를 대표이사 직속으로 편제해 본격적인 미래역량 확보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M8사업부는 SK하이닉스에서 시스템반도체를 다뤘던 곳이다. SK하이닉스에 정통한 관계자는 “메모리를 뛰어넘어 ‘종합 반도체 기업’으로 거듭나기 위한 준비 작업을 하고 있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한주엽 기자>powerusr@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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