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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T·KT·LGU+, ‘너 죽고 나 죽자’…2월도 번호이동 역대 최대

윤상호 기자

- SKT, 27만명 이탈…LGU+, 1월 영업정지 여파 모두 극복

[디지털데일리 윤상호기자] 아이러니다. 통신 3사 영업정지는 이동전화 번호이동 시장 과열을 불렀다. 1월에 이어 2월도 월간 역대 최대치를 경신했다. SK텔레콤은 영업정지가 풀린 2월 하순에만 10만명을 만회했다. KT는 1월에 이어 2월도 플러스를 기록했지만 영업정지 중이어서 미래가 불투명하다. LG유플러스는 1월 영업정지 손실분을 만회하고도 남는 유례없는 증가세를 구가했다.

5일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KTOA)에 따르면 지난 2월 이동전화 번호이동자수는 84만6997명이다. 2004년 번호이동 시행 이후 2월에 80만명을 넘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번호이동은 통신 3사가 서로 뺏고 뺏기는 시장이다. 3사 경쟁 강도를 보여주는 지표다. 역대 최대를 기록한만큼 경쟁 역시 유래 없이 치열했다.

2월 시장에서 운신의 폭이 넓었던 것은 LG유플러스다. SK텔레콤은 2월21일까지 영업을 하지 못했다. KT는 22일부터 영업정지다. KT 영업정지는 3월13일까지다.

2월 온전히 영업을 할 수 있었던 LG유플러스는 21만1876명을 획득했다. 1월 손실 8만2036명의 2배가 넘는 숫자다. 사실상 영업정지 여파를 모두 극복한 셈이다.  알뜰폰(MVNO, 이동전화재판매)에 5778명을 잃었지만 SK텔레콤에서 16만4934명 KT에서 5만2816명을 뺏었다.

KT는 SK텔레콤에서 8만3611명을 데려왔지만 LG유플러스 52만816명 알뜰폰 1만3864명이 나가 1만6931명 증가에 그쳤다. 3월 영업정지를 감안할 때 부정적 결과다. 이 상태라면 3월 영업정지 종료 시점까지 30만명 이상 손해를 볼 가능성이 높다. 3월의 남은 기간 만회를 시도하겠지만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도 가만히 있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SK텔레콤은 나름 선방했다. 알뜰폰 포함 26만7093명이 이탈했다. 영업정지 마지막일인 21일까지 36만명 가까이 감소했던 것을 일주일새에 10만명 안팎 만회했다. 알뜰폰은 3만8290명이 선택했다.

1월과 2월 양상을 보면 영업정지는 오히려 3사 경쟁에 불을 붙였다. 감독기관인 방송통신위원회는 정부조직개편 바람에 휩싸였다. 행정공백 상태나 다름없다. 과열에 대한 경고도 실태조사 검토도 먹히지 않았다. 3월도 마찬가지 양상이 예상된다.

한편 이에 따라 영업정지가 통신 3사 실적개선에 긍정적 역할을 할 것이라는 기대는 물 건너갔다. 당초 업계에서는 영업정지가 마케팅비 감소로 이어져 통신 3사의 영업이익이 개선될 것으로 예측했다. 하지만 과열이 지속돼 오히려 실적에 악영향을 끼쳤을 것으로 분석된다.

<윤상호 기자>crow@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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