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하나의 9100 시리즈, LG전자 때늦은 신형 김치냉장고 출시 ‘왜?’
[디지털데일리 이수환기자] LG전자가 신형 김치냉장고 ‘디오스 W9100’을 이달 초 조용하게 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일반적으로 김치냉장고 성수기는 10월부터 12월까지로 이 기간에 전체 판매량의 절반 이상이 소진된다.
그럼에도 LG전자가 뒤늦게 김치냉장고를 출시한 이유는 관련 시장이 얼어붙었기 때문이다. 실제로 통계청이 지난 2월 밝힌 자료를 보면 작년 김치냉장고 출하량은 99만5800대로 2011년에 비해 22.7%가 줄었다. 김치냉장고 출하량이 100만대 밑으로 떨어진 것은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2000년 이후 처음이다.
김치냉장고 시장 부진은 내수경기와 맞물려 있다. 김치냉장고 성수기 기간이었던 작년 10월만 하더라도 제조업과 서비스업 등을 모두 포함한 전산업생산은 전월보다 0.2% 감소했고 1년 전에 비해서도 0.5% 줄었다. 김치냉장고는 국내 특유의 생활가전으로 내수경기가 부진하면 직격탄을 맞는다.
1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LG전자가 신형 김치냉장고 디오스 W9100을 출시했다. LG전자는 자사 최고급 생활가전에만 9100이라는 이름을 붙이고 있다. 대표적인 제품으로는 V9100, K9100 등이 있다. 이 제품이 세 번째 9100 라인업인 셈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3월 초에 김치냉장고를 출시하는 경우는 극히 이례적인 일”이라며 “김치냉장고 판매 부진을 만회하기 위한 고육책으로 보이며 뚜껑형 모델을 1월에 추가로 선보인 것도 마찬가지 맥락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LG전자는 1월에 뚜껑형 모델을 추가로 시장에 투입한바 있다. 내수경기가 침체되면서 스탠드형보다는 뚜껑형이 상대적으로 더 잘 팔렸기 때문이다.
W9100은 사계절 내내 김치냉장고를 활용할 수 있도록 설계한 것이 특징이다. 동급 김치냉장고와 비교해 기능적으로 크게 바뀐 점은 없지만 핸들을 포켓 형태로 교체하고 고정바스켓을 1개에서 2개로 늘린 것이 눈에 띈다. 냉장 활용도를 높인 셈이다. 여기에 전력소비량도 21.6kWh를 지원해 같은 용량의 기존 모델보다 전기를 덜 먹는다.
이 외에 각 칸마다 개별적으로 냉장, 냉동, 과일, 야채 보관이 가능하도록 했으며 LG전자 특유의 ‘매직 스페이스’도 여전하다. 매직 스페이스는 ‘냉장고 안의 냉장고’ 콘셉트를 가진 기능을 말한다. ‘홈바’의 확장형 버전으로 공간활용도를 높일 수 있고 냉장고 문을 여닫는 횟수를 줄여 전력소비량을 최소화할 수 있다.
다른 업계 관계자는 “김치 소비량이 갈수록 줄고 있어 일반적인 가정이라면 300~400리터급 모델이면 충분하며 1인 가구의 증가로 보급형 모델 비중이 늘어나고 있다”며 “김치냉장고를 사계절 내내 사용할 수 있도록 상품성 개선이 꾸준히 이뤄질 것으로 본다”고 전했다.
<이수환 기자>shulee@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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