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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대폰 무료 통화·문자 시대 개막…SKT발 요금 태풍 분다

윤상호 기자

- SKT, 망내 통화 무료·망내외 문자 무료 요금제 ‘T끼리 요금제’전격 발표

[디지털데일리 윤상호기자] SK텔레콤이 또 한 번 판도라의 상자를 열었다. SK텔레콤 가입자 간 무료 통화를 선언했다. 국내 이동통신 사용자 2명 중 1명은 SK텔레콤 가입자다. 문자메시지는 통신사 관계없이 공짜로 전환했다. 3세대(3G) 데이터 무제한에 이어 SK텔레콤발 요금제 개편 태풍이 불지 주목된다. 새 요금제에 가입해야 하는 형태지만 국내 이동통신 가입자가 스마트폰으로 전환하고 있는 추세를 감안하면 음성통화와 문자는 사실상 무료 시대가 열렸다고 봐도 틀린 말이 아니다.

21일 SK텔레콤은 서울 을지로 본사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T끼리 요금제’를 출시한다고 발표했다. 이 요금제는 SK텔레콤 가입자 간 통화 무료 및 통신사 구분 없는 문자메시지 무료가 특징이다. 3G와 롱텀에볼루션(LTE) 등 이동통신 세대 구분 없이 가입할 수 있다.

일부 요금제가 아닌 상설 요금제로 같은 이동통신사 가입자끼리 음성통화를 무료화 한 것은 SK텔레콤이 처음이다. 데이터 제공량 기준으로 보면 동급 LTE 정액제에 비해 월 3300원 부담이 늘어나지만 음성통화량 기준으로 보면 동급 LTE 정액제에 배해 월 1~2만원 가량 부담이 줄어들 수 있다. 여기에 SK텔레콤은 LTE 데이터 셰어링도 1인당 2대까지 공짜로 쓸 수 있도록 했다. SK텔레콤 LTE 가입자 평균 데이터 사용량이 2GB 내외인 점을 감안하면 월 6만500원이면 스마트폰 태블릿 디지털카메라 PC 등 모바일 기기를 음성과 문자 데이터 자유롭게 추가 요금 부담 없이 사용할 수 있게 된 셈이다. 3G와 LTE 구분도 없다.

박인식 SK텔레콤 사업총괄은 “고객이 진정으로 원하는 무한 서비스 경쟁을 시작하는 것”이라며 “산업 전반에서도 보조금 문제의 근본적 해법을 마련하는 첫 출발이다”라고 강조했다.

장동현 SK텔레콤 마케팅부문장은 “데이터 중심 요금제로 가는 방향이다. 경쟁사 가입자를 끌어온다는 목적보다 2600만 SK텔레콤 고객 혜택을 늘리는 쪽”이라며 “경쟁사도 다양한 고민을 통해 경쟁력 있는 상품이 나올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설명했다.

KT와 LG유플러스는 SK텔레콤의 발표에 대해 당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했다. 이동통신 가입자 절반을 차지하는 SK텔레콤이 망내 무료를 선언한 만큼 회사 수익성과 관계없이 비슷한 요금제 출시가 불가피하다. LTE 데이터 셰어링 사실상 무료화도 따라갈 것으로 보인다.

KT 관계자는 “대응 방안에 대해 입장을 정리 중”이라며 “여러 가지를 검토 중”이라고 전했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상당히 놀랄만한 요금제가 나왔다”라며 “시장 상황을 지켜본 뒤 방법을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SK텔레콤의 이번 요금제는 데이터 중심 요금제 전환이라는 세계적 추세와도 물려있다. 스마트폰 보급은 음성과 문자 중심 전통적 통신사 수익구조를 위태롭게 하고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27개 사업자가 망내 통화를 무료로 하는 데이터 중심 요금제를 운영 중이다. 시장 점유율 50% 이상 통신사도 4곳이 이런 요금제를 팔고 있다. SK텔레콤은 이동통신뿐 아닌 인터넷전화와 집전화까지 아우르는 망내 무료화도 고려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장 부문장은 “유선을 묶는 것은 이번 요금제 출시에서는 검토를 하지 않았지만 앞으로 고객 소용도를 봐서 가능성 검토를 할 예정”이라고 유무선 통합 망내 무료화의 문도 열어뒀다.

<윤상호 기자>crow@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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