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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조직법 힘겹게 통과…반쪽 ICT 부처 미래부 지각 출범

채수웅 기자
[디지털데일리 채수웅기자] 미래창조과학부가 드디어 출범하게 됐다.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는 22일 법안심사소위와 전체회의를 잇달아 열고 방송법 개정안과 방통위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률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쟁점이 됐던 사안들은 모두 민주통합당 뜻대로 됐다. 지상파 방송 인허가권은 현행대로 방통위에 남게 됐으며 종합유선방송(SO)의 변경허가권 역시 방통위가 사전 동의권을 갖게 됐다.

이에 따라 미래창조과학부도 다음주 부터는 정식 출범, 본격적인 업무를 시작할 예정이다.

하지만 방송, 주파수 정책업무가 미래부와 방통위로 나눠지는 것은 물론, CPND(콘텐츠, 플랫폼, 네트워크, 디바이스), ICT융합 생태계의 주요 구성요소인 임베디드 소프트웨어, 디지털콘텐츠, 연구개발(R&D) 등의 기능도 각 부처로 분산돼 우려를 낳고 있다.

출범도 하기 전부터 이명박 정부에서 발목을 잡았던 ICT 부처간 갈등이 또 다시 재연되는 것 아니냐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특히, 진흥에 무게를 둔 독임제 부처 미래부와 합의제 기반에 공공성을 중시하는 방통위간에 사사건건 마찰이 발생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당장 올해 아날로그 방송 종료로 나온 700MHz 주파수 할당을 놓고 양측이 대립할 것으로 예상된다. 통신시장 진흥을 우선시하는 미래부, 지상파 방송의 보편적 서비스 기능을 무시할 수 없는 방통위임을 감안하면 결국 일정부분 양보하는 수준에서 정책이 결정될 가능성이 높다.

대부분 국가에서 700MHz의 경우 모바일 광대역 네트워크 용으로 할당하거나 사용하고 있는데 우리만 통신·방송용으로 주파수가 파편화될 수 있는 것이다. 부작용을 막기 위해 신규주파수 할당은 국무총리실 산하에 주파수심의위원회를 설치하기로 했지만 정책 주체가 이원화에서 삼원화됐다는 비판도 만만치 않다.

방송정책을 놓고도 사사건건 마찰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미래부가 정책을 결정하려면 방통위에 동의를 받아야 하는 구조가 됐기 때문이다.

상임위원간 합의도 쉽지 않은 상황에서 주요 정책마다 미래부와 의견을 조율해야 하는 상황이 된 것이다.

ICT 정책기능을 집결해 새로운 성장동력을 마련하고 일자리를 창출하겠다던 계획이 차질을 빚을 수 밖에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결국, 벌써부터 부처간 업무협력이 중요하다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 하지만 이명박 정부 5년 내내 콘트롤타워 논란이 이어진 점을 감안할 때 부처간 업무협력은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출범도 하기 전부터 반쪽 부처 평가를 받는 미래부가 앞으로 5년간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ICT 업계가 우려의 시선을 보내고 있다.

<채수웅 기자>woong@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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