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데이터 만병통치약 아니야…분석보다 실행력이 중요”
[디지털데일리 심재석기자] “빅데이터 분석 플랫폼을 구축했다고, 빅데이터가 완성된 것이 아닙니다. 결국은 빅데이터를 통해 기업이 실행할 수 있는 능력을 확보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빅데이터는 만병통치약이 아닙니다.”
빅데이터 전문업체 넥스알의 한재선 대표는 8일 서울 코엑스에서 개최한 ‘실행 중심의 빅데이터 전략 세미나’에서 이같이 지적했다.
한 대표는 실행력에 대해 미국의 스타트업 ‘스티치 픽스(Stitch Pix)’의 사례를 들어 설명했다. 한 대표에 따르면, 이 회사는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소비자들에게 맞춤형 패션 스타일을 제안하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일반 소비자들이 자신의 스타일을 잘 모르고, 옷 고르는 것을 어려워 한다는 점을 착안해 추천 서비스를 만들었다.
그러나 빅데이터 분석을 통한 추천 결과에 소비자들의 만족도는 생각보다 높지 않다. 아무리 많은 데이터를 분석하고, 훌륭한 추천 알고리듬을 만든다 해도 사람의 취향을 100% 맞춘다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이 때문에 이 회사는 분석 엔진이 내 놓는 추천결과에 100% 의존하지 않는다. 분석 결과와 전문 스타일리스트의 큐레이션을 병합해 추천 목록을 만든다. 특히 단순히 추천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1벌의 옷을 주문한 고객에게 5벌의 추천 옷을 보내고, 고객이 선택한 옷을 제외한 나머지 4벌의 옷을 회수하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
한 대표는 이에 대해 “스티치 픽스의 실행력”이라고 평했다. 한 대표는 “기업들이 추천엔진을 개발하는 이유는 엔진 구축 자체가 목적이 아니라 고객의 선택을 돕는 것”이라며 “스티치 픽스의 경우 100% 데이터 기반 접근법을 취하지는 않지만, 빅데이터는 진짜 실행을 위해 도움을 준다”고 말했다.
한 대표는 또 하둡과 같은 오픈소스에만 집중할 필요도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데이터 기반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중요한 것”이라며 “관계형 DB로 충분하다면 굳이 다른 기술을 도입할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그 예로 ‘영화 머니볼’을 들었다. 이는 미국 프로야구팀 오클랜드 애슬레틱스의 빌리 빈 단장이 무조건 고액의 선수를 영입하는 대신, OPS(장타율+출루율)처럼 이전에 주목하지 않았던 데이터 기반으로 선수를 영입해 성공을 거뒀다는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한 대표는 “머니볼에서 사용된 데이터는 규모도 크지 않은 정형데이터”라면서 “빅데이터의 모든 것을 다 하겠다는 생각보다는 해결하고자 하는 문제에 딱 맞는 용도로 플랫폼을 구축하면 된다”고 덧붙였다.
<심재석 기자>sjs@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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