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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도나도 “시장퇴출”·“불공정”…1.8GHz 주파수 어떡하나

채수웅 기자
[디지털데일리 채수웅기자] 이동통신 3사가 저마다 불공정, 시장퇴출을 외치고 있다. 문제의 핵심에는 KT에 인접한 1.8GHz 대역이 존재한다. 이 대역의 할당여부에 따라 사업자간 희비가 엇갈릴 전망이다.

KT(회장 이석채)는 14일 1.8GHz 인접대역 주파수 할당이 배제될 경우 시장퇴출 위기가 올 수 있다고 주장했다.

미래창조과학부는 오는 6월까지 주파수 할당방안을 마련해 공고할 예정이다. 현재 할당 가능한 주파수는 1.8GHz 대역 50MHz폭, 2.6GHz 대역 80MHz폭이 있다.

논란이 되고 있는 대역은 KT에 인접한 1.8GHz 대역의 15MHz 폭이다. KT에 인접해 있기 때문에 KT가 이 대역을 확보할 경우 주파수 광대역화가 가능해진다. 주파수 광대역화가 이뤄지면 투자비, 네트워크 속도 측면에서 상당한 장점이 있다. KT가 인접 1.8GHz 대역 확보에 사활을 거는 이유다.

반면, 경쟁사인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는 이 대역을 할당에서 배제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KT가 연속대역으로 광대역화를 이룰 경우 경쟁 자체가 되지 않는다는 것이 SKT, LGU+의 주장이다. 이들은 주파수 광대역화의 편익을 7조원 가량으로 보고 있다.

◆KT, “1.8GHz 못받으면 고사, 현상황이 불공정”
=KT는 현재 1.8GHz와 900MHz 대역을 LTE 용도로 사용하고 있다. 문제는 2010년 선택한 900MHz 대역이 애물단지로 전락해 버렸다는 점이다. KT는 900MHz 대역을 LTE 보조망으로 활용한다는 계획이었지만 주파수 간섭 문제 때문에 상용화 시기가 불투명하다는 것이 KT 설명이다.

KT는 "900MHz의 경우 RFID, 무선전화기 등과의 전파간섭 문제가 있어 멀티캐리어(MC)나
캐리어 어그리게이션(CA) 기술을 적용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지난해 10월부터 문제해결을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향후 정식 상용화 일정을 예측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MC는 가입자 분산 수용을 위한 기술로 서로 다른 주파수를 이용해 단말기가 여유있는 주파수를 선택해 트래픽 분산효과를 거둘 수 있다. CA는 서로 다른 주파수를 하나의 주파수처럼 결합시켜 대역폭을 넓혀주는 기술이다.

KT는 "SKT와 LGU+는 하반기부터 CA를 구축해 LTE 고속도로를 구축해 나가지만 KT는 1.8GHz 인접대역을 할당받지 못하면 시장에서 퇴출될 수 밖에 없다"며 "공정경쟁을 위해서는 같은 선상에서 출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KT는 "인접대역 할당 시기가 늦어지면 두 배 빠른 LTE 경쟁은 도심지역에 한정될 수 밖에 없다"며 "대도시에 거주하지 않는 다수의 국민들은 같은 요금을 내고도 낮은 품질의 서비스를 받아야 하는 차별을 당하는 셈"이라고 덧붙였다.

◆SKT-LGU+ “KT 주파수 광대역화야 말로 불공정”=하지만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도 불공정을 얘기하고 있다. KT가 주파수 광대역화를 이룰 경우 대응에 만만치 않은 대가를 치뤄야 하기 때문이다.

현재 SKT와 LG유플러스는 각각 전국을 아우르는 주력망에 핫스팟 중심의 보조망 운영을 통해 LTE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하지만 KT가 광대역화에 성공할 경우 새로 받는 주파수나 기존 보조망을 주력망 수준으로 끌어올려야 한다. KT는 수천억원 수준의 투자를 통해 전국망 광대역화를 이룰 수 있지만 SKT나 LGU+는 2조원 이상의 투자비가 소요될 것으로 보고 있다.

또한 CA 기술이 존재하지만 연속대역 광대역 주파수에 비해 투자비, 품질 측면에서 경쟁이 되지 않는 않는다는 것이 SKT, LGU+ 입장이다. 이 밖에 기존 단말기 활용도, 통신장비 구매 등의 측면에서도 광대역 주파수가 훨씬 유리하다.

LG유플러스는 "KT에 인접대역을 할당하는 것은 투자부담 측면에서 심한 불균형을 야기시킬 수 있다"며 "우리의 경우 향후 2~3년에 걸쳐 추가로 2조원 이상의 긴급 투자를 한 후에야 경쟁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이어 LG유플러스는 "LTE 광대역은 공정하게 경쟁할 수 있도록 유도해야 한다"며 "KT 인접대역을 할당 유보하는 것이 공정경쟁, 주파수 효율성 측면에서 바람직한 방안"이라고 강조했다.

SK텔레콤 역시"1.8GHz 대역에서 이미 LTE 전국망을 갖춘 KT가 해당대역을 추가 할당 받게 되면 타 사업자들에게는 극복하기 어려운 경쟁제한이 발생하게 된다"며 "인위적인 시장왜곡으로 전체 통신사업의 퇴보와 고객편익이 저하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채수웅 기자>woong@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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