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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장 7시간 마라톤 회동… 삼성-페이스북 어떤 논의했나

한주엽 기자

- 신종균 사장 “정보기술(IT) 분야 전반에 관한 협력 논의”

[디지털데일리 한주엽기자]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 가 18일 오후 삼성전자를 방문해 이재용 부회장과 신종균 IT&모바일(IM) 부문 사장을 만난 가운데 양사 수뇌부가 어떤 대화를 나눴는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저커버그 CEO는 이날 오후 1시 50분께 삼성전자 서초 사옥에 방문했다. 댄 로즈 대외사업 담당 부사장, 본 스미스 모바일 파트너십 부문 부사장, 페이스북 홈을 총괄하는 애덤 모세리 이사 등 페이스북 핵심 경영진이 저커버그를 수행했다.

이들은 이돈주 무선사업부 마케팅전략 사장의 안내를 받아 접견실로 올라간 뒤 이재용 부회장 등과 저녁식사를 포함, 약 6시간 40분 가량 회동을 가졌다. 업계의 유력 인사가 삼성전자 사옥에 방문, 이처럼 긴 시간 회동한 것은 매우 드문 사례다.

최근 삼성전자를 찾아 이재용 부회장과 만난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도 저녁 만찬을 포함해 2시간 30여분 가량 얘기를 나눴던 것이 그나마 ‘긴 회동’이었다는 게 삼성 안팎의 설명이다.

따라서 이번 삼성전자와 페이스북 수뇌부 회동에선 상당히 구체적인 사업 협력 논의가 있었을 것이라고 업계 관계자들은 추정한다.

통상 사업 제휴를 제안하는 쪽이 상대편 회사를 먼저 찾기 때문에 페이스북이 삼성전자에 협력 제안을 했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일각에선 저커버그 CEO가 삼성전자에 ‘페이스북폰’ 출시 제안을 했을 것이라는 추정도 나왔다. 이날 ‘페이스북 홈’을 총괄하는 애덤 모세리 이사가 동석한 것도 이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페이스북은 대만 스마트폰 제조사인 HTC와 손잡고 ‘페이스북폰’을 출시했지만 흥행에는 실패했다. 세계 최대 규모의 스마트폰 업체인 삼성전자를 우군으로 끌어들인다면 자사 플랫폼을 보다 넓게 퍼뜨릴 수 있다.

삼성전자 역시 콘텐츠 강화에 힘쓰고 있는 만큼 가입자 10억명을 보유한 페이스북과 손을 잡는다면 융합 시대에 알맞은 사업 역량 확보에 속도를 낼 수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신종균 사장은 이날 저커버스 CEO를 배웅한 뒤 기자들과 만나 “IT 분야 전반에 걸쳐 양사간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페이스북폰과 관련된 논의가 있었으냐”는 기자들의 질문에는 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은 채 “기회가 되면 얘기할 수 있을 것”이라고만 말했다. 그는 “저커버그 CEO 인상이 참 좋았다”고 덧붙였다.

업계 관계자는 “저커버그 CEO가 페이스북폰 출시를 제안했다면, 삼성전자도 페이스북에서 받아낼 수 있는 무엇인가를 역으로 제안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추정했다.

17일 오후 늦게 방한한 저커버그 페이스북 CEO는 18일 오전 청와대에서 박근혜 대통령을 접견했다. 그는 삼성전자 경영진과 회동을 마치고 이날 밤 전용기편으로 출국할 예정이다.

<한주엽 기자>powerusr@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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