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선

KT, 연일 미래부 압박…주파수 승부수 통할까

채수웅 기자

[디지털데일리 채수웅기자] “요즘 KT가 왜 그러는지 아세요?”

“글쎄요. 혹시 알면 저 좀 알려 주세요”

미래창조과학부(장관 최문기)가 최근 KT 때문에 고민에 빠졌다. 주파수 경매와 관련해 연일 노동조합이 대규모 시위에 장관면담 등을 요구하는 것에 이어 이제는 900MHz 주파수에 대한 문제로 연일 정부를 압박하고 있기 때문이다.

17일 조규조 미래부 주파수정책관은 기자와 만나 최근 KT의 행보를 묻는 질문에 "(KT 900MHz)주파수 이전 문제는 검토하고 있다"며 "KT가 왜 이러는지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최근 KT는 기자들을 대상으로 900MHz 주파수 간섭에 대한 현장검증 시연회를 개최하는 등 900MHz가 불량주파수라는 점을 집중 부각시키고 있다.

경쟁사들이 서로 다른 대역의 주파수를 하나의 주파수처럼 쓰는 롱텀에볼루션 어드밴스드(LTE-A)를 통해 광대역 서비스에 나서고 있지만 자신들은 주파수 간섭 때문에 LTE-A 서비스를 할 수 없다는 논리다.

정부도 900MHz 주파수에 문제가 있다는 사실은 충분히 인지하고 있다. 때문에 주파수 이전 등 다양한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조규조 국장은 "KT의 900MHz 대역을 옮기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며 "다만 LG유플러스가 보유한 800MHz 주파수 대역에서 문제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사업자간에 잘 협의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부가 문제 해결을 위해 방안을 모색하고 있지만 KT는 노조는 주파수 경매방식을, 사측은 900MHz 문제를 갖고 연일 맹공을 펼치고 있다.

지난 16일 900MHz 현장검증 간담회에서 KT 네트워크운용본부 김영인 상무는 "대역을 옮겨줘도 기술표준 확정 등에 시간이 걸려 4개월이 소비된다"며 정부가 주파수 대역을 조정해줘도 연내 LTE-A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노동조합은 이미 확정된 주파수 경매방식에 대해 "재벌정책"이라며 미래부를 쉴새없이 몰아부치고 있다.

KT 노사의 이같은 행동은 결국 불량 900MHz 주파수 문제를 부각시켜 오는 8월 있을 주파수 경매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하겠다는 것으로 보인다.

또한 정부가 주파수 이전을 통해 간섭을 최소화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만큼, 향후 LG유플러스와의 협상에서 우위를 점하겠다는 포석도 깔려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KT의 강경한 입장과 미래부의 후속조치 등을 감안할 때 900MHz 주파수 효율성을 단기간에 높이기는 힘들어 보인다. 하지만 KT 입장에서는 멀티캐리어(MC)나 LTE-A 상용화와 관련해 수차례 말을 바꿨다는 점이 부담이다.

2G 종료지연에 따른 LTE 상용화 지연, 2011년 첫 경매에서의 1.8GHz 주파수 미확보, 900MHz 불량주파수 논란 등으로 고전한 KT가 인접대역 1.8GHz 주파수를 확보해 그간의 고생을 떨쳐낼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채수웅 기자>woong@ddaily.co.kr

채수웅 기자
woong@ddaily.co.kr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디지털데일리가 직접 편집한 뉴스 채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