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선

통신-방송 700MHz 힘겨루기…보상경매제 대안될까?

채수웅 기자
[디지털데일리 채수웅기자] 통신, 방송업계가 아날로그 방송 종료로 회수된 700MHz 주파수 용도를 놓고 갈등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미국에서 도입하려는 보상경매가 대안이 될 수 있을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미국은 방송사 등이 주파수를 자발적으로 내놓도록 하고 이를 이동통신용 등으로 경매한 후 수익의 일부를 방송사에 되돌려 주는 새로운 방식의 보상경매(Incentive Auction)를 내년에 실시할 예정이다.

미국은 국가광대역 계획(National Broadband Plan; 이하 NBP)에 따라 지상파 TV 주파수 중 최대 120MHz 폭을 회수하기 위해 보상경매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주파수 회수 및 주파수의 효율적 이용을 촉진해 모바일 데이터 트래픽 폭증에 따른 주파수 수요 증가에 대처하는 한편, 방송사의 재정 수입을 증대하고 새로운 사업기회 확대 등의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보상경매(안)은 방송사업자들의 TV 주파수 역(逆)경매 → 방송대역 재배치 → 이통사 등에 순(順)경매 실시 등 3단계로 구성된다.

OECD에서도 무선인프라 확충 측면에서 새로운 전파 정책의 유형으로 보상경매에 주목하고 있다. OECD의 통신 인프라 및 서비스 정책 작업반(WPCISP)은 보상경매를 "시장 경매 매커니즘을 통해 주파수 자원을 덜 가치 있는 이용에서 더 가치 있는 이용으로 전환시키는 혁신적인 전략"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물론, 미국의 보상경매를 700MHz에 그대로 적용 할 수는 없다. 일단 700MHz를 지상파 방송사들이 반납한 것이 아니라 이미 회수된 주파수이기 때문이다. 과거 방송용으로 활용된 주파수이지 현재 방송용 주파수는 아니다. 또한 지상파 사업자들의 입지가 전혀 다르다. 미국은 케이블TV 방송사들의 힘이 세지만 국내는 반대다.

현재 국내 지상파 방송사들은 현재 회수된 108MHz폭 중 절반인 54MHz를 초고화질방송(HUDTV) 용도, 난시청해소 등으로 활용하겠다며 나눠쓸 것을 정부에 요구하고 있다.

반면, 상하향 나뉘어지는 이동통신 주파수 할당방식 특성상 54MHz를 방송용으로 배정할 경우 이동통신 주파수 효율성은 급격히 떨어지게 된다. 폭발적으로 늘어나는 트래픽을 감안할 때 통신업계는 108MHz폭 전체를 통신용으로 배정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효용성, 공익성이 충돌하고 있는 상황에서 보상경매가 통신, 방송업계의 완충역할을 할 가능성은 남아있다. 통신업계가 경매를 통해 막대한 주파수 사용료를 내는 만큼, 정부가 주파수 수익 일부를 방송용으로 활용할 경우 양측의 갈등을 줄일수도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대해 정부 관계자는 "미국의 지상파 방송사와 우리의 경우 처해있는 환경이 다르다"라며 "아직은 정부간 논의가 시작되지 않은 시점에서 제도 도입 여부를 판단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다만, 이 관계자는 "향후 협상이 진행될 경우 어느 한쪽이 일방적으로 양보할 수 없는 상황이 올 수 있기 때문에 향후 참고할 가능성은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채수웅 기자>woong@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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