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채수웅기자] KT(회장 이석채)가 롱텀에볼루션(LTE) 시장에서 공세적 입장으로 전환한다. 그동안 경쟁사의 LTE-A 마케팅에 데이터 2배 등 가입자 이탈을 방지하기 위한 방어적 마케팅에 주력했지만 광대역 주파수라는 강력한 무기가 확보된 만큼, 수세에서 공세로 전환한다.
KT는 2일 광화문 사옥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달 중 광대역 LTE-A 서비스를 시행한다고 밝혔다.
KT는 지난달 30일 끝난 주파수 경매에서 현재 LTE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1.8GHz 대역에 인접한 블록 15MHz폭을 확보했다. 이에 따라 총 35MHz폭에 달하는 주파수 광대역화가 가능해졌다.
주파수 할당조건에 따라 수도권에서는 즉시 활용이 가능하고 내년 3월부터는 광역시, 7월부터는 전국 서비스에 나설 수 있다.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KT는 이달 중 서울, 다음달 인천을 포함한 수도권에서 광대역 LTE 서비스를 시작하겠다고 밝혔다.
KT가 제공할 광대역 LTE 서비스의 장점은 투자비가 적게 들면서도 기존 단말기의 활용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의 LTE-A 서비스를 이용하려면 전용 단말기가 있어야 하지만 KT의 경우 기존 주파수 대역에서 서비스를 제공하기 때문에 기존 LTE폰도 최대 100Mbps까지 속도를 낼 수 있다. LTE-A 전용폰의 경우 150Mbps 속도가 난다.
LTE-A 부재로 속도경쟁에서 뒤쳐질 수 밖에 없었던 KT 입장에서는 반격의 실마리를 잡은 셈이다.
그동안 KT는 경쟁사들의 LTE-A 서비스를 지켜만 볼 수 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가뜩이나 2G 종료 지연으로 경쟁사에 비해 LTE 서비스 시기가 늦으면서 어려움을 겪었고 어느정도 뒤따라오자 경쟁사들은 LTE-A로 다시 앞서나갔다.
KT는 900MHz 주파수로 LTE-A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었지만 주파수 혼간섭 문제 때문에 상용서비스 제공에 어려움을 겪었다. 그러는 사이 가입자들은 계속해서 경쟁사로 이탈했다.
올해 들어 KT는 알뜰폰 가입자를 제외하고는 누적 가입자 수가 계속해서 감소해왔다. 8월말까지 46만명이나 가입자가 이탈했다.
가입자 이탈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마케팅을 강화하는 수 밖에 없었다. 하지만 돌아온 것은 단독 영업정지. 데이터를 2배 주는 마케팅도 시행했지만 가입자 이탈을 방지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마케팅을 강화하다보니 보조금을 많이 쓸 수 밖에 없어 7월에는 단독 영업정지를 맞기도 했다.
하지만 경쟁사에 비해 열위에 쳐해있던 네트워크 경쟁력을 단번에 끌어올린 만큼, 가입자 이탈이 아닌 회복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당초 유무선 완전무한 요금제, 모두다올레 요금제 2개에만 적용되던 데이터 2배 제공을 전 LTE 요금제 고객에 확대한 것도 10월까지만 가입자 이탈을 방지하면 그 이후부터는 네트워크 경쟁력을 바탕으로 승부를 걸 수 있다는 계산이 깔린 것이다.
다만, SK텔레콤도 같은 1.8GHz 대역에서 광대역 LTE 서비스를 조만간 제공할 예정인데다 LTE 시대 선발 사업자인 LG유플러스 역시 이대로 물러서지만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네트워크 경쟁력 저하로 일방적으로 가입자를 내주던 상황은 당분간 찾기 어려울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