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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FA2013] 삼성 윤부근 생활가전, 이탈리아를 주목한 이유

이수환 기자

 -IFA 2013 생중계 바로가기


- 명품 거실, 주방 가구와의 시너지 효과 노린 듯

[디지털데일리 이수환기자] 삼성전자 소비자가전(CE)부문 윤부근 대표(사장)가 지난 6일(현지시각) 개막한 유럽 최대 생활가전 전시회 ‘IFA2013’에서 오는 2017년까지 TV, 생활가전, 프린터 등을 전 세계 1위로 만들겠다고 밝혔다.

일단 TV는 안정권이다. 이미 7년 연속 전 세계 판매 1위에 올랐을 뿐 아니라 올해도 울트라HD(UHD),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TV 등을 통해 무난히 목표를 달성할 것으로 전망된다. 프린터는 아직 갈 길이 멀다. A4 시장에서는 어느 정도 성과를 거두고 있으나 문제는 A3 복합기다.

연간 전 세계 프린터‧복합기 시장규모 1300억달러(한화 약 143조7000억원) 가운데 A3 복합기는 650억달러(한화 약 71조8000억원)에 달한다. 이 시장은 리코, 캐논, 코니카미놀타, 브라더, 샤프전자 등 일본 업체가 1위부터 5위까지 차지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샤프전자와의 제휴를 통해 A3 복합기 시장영향력 확대를 꾀했으나 지난 달 28일(현지시각) 핵심기술이 유출되는 것을 우려한 일본 업계의 반발로 협상이 중단됐다. 2017년까지 가장 많은 숙제를 안겨준 분야로 남게 됐다.

남은 것은 생활가전이다. 이미 2015년 전 세계 생활가전 시장 1위에 오르겠다고 공언한바 있다. 양문형 냉장고를 비롯해 전자레인지 등에서는 성과를 보이고 있으나 문제는 역시 유럽과 빌트인 시장이다. 유럽은 생활가전 본고장답게 보쉬, 지멘스, 밀레 등 토종 업체가 탄탄한 입지를 다지고 있다. 빌트인의 경우 삼성전자 브랜드만 가지고 공략하기에는 아직 장벽이 높다.

◆흑색가전, 백색가전 동시 공략=삼성전자가 유럽 빌트인 시장 공략을 위해 손잡은 파트너는 비앤비이탈리아(B&B Italia)와 아크리니아(Arclinea)다. 두 업체는 명품 가구를 만드는 곳으로 잘 알려져 있으며 국내에도 판매망을 갖추고 있다. 주방 및 거실가구 분야에서 충분한 경쟁력을 갖춘 것으로 분석된다.

이탈리아는 다양한 명품으로 잘 알려져 있지만 가구 업체는 다소 낯설 수 있다. 하지만 페라리, 마세라티, 람보르기니 등 이탈리아 슈퍼카 브랜드는 이미 내장재와 시트 등을 자국의 가구 업체에 맡겨왔다. 예컨대 마세라티의 경우 폴트로나프라우에서 실내를 담당하고 있다.

삼성전자와의 1차 협력은 비앤비이탈리아보다 아크리니아와 먼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비앤비이탈리아는 거실, 아크리니아는 주방에 더 강점을 가지고 있어서다. 특히 아크리니아는 스테인리스, 그러니까 메탈을 잘 활용한다. 관련 제품에 집중하고 있는 삼성전자와 여러모로 궁합이 잘 맞을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다양한 빌트인 라인업을 갖춘 것이 강점이다. 여기에 심미성과 실용성을 겸비한 고품격 디자인과 최고 품질의 원자재를 사용해 전 세계 주방 전문가와 소비자로부터 최고급 주방가구로 인정받고 있다.


비앤비이탈리아는 현대적인 디자인의 가구가 특징이다. 사용자가 편안하게 사용할 수 있는 기술적인 완성도와 군더더기 없이 설계된 디자인으로 높은 평가를 받는다. 최근 TV를 비롯해 홈시어터 등이 거실 디자인에 적지 않은 영향을 주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충분히 시너지 효과를 기대해 볼만하다.

비앤비이탈리아 관계자도 IFA2013 삼성전자 프레스 컨퍼런스에서 “아직까지 전자제품은 주로 집안에서 독립적으로 존재하고 있지만 미래에는 집안 가구의 일부가 될 것”며 “이러한 동향은 가구업계와 전자업계 모두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가 이탈리아 가구 업체와의 제휴를 적극적으로 추진하면서 LG전자가 어떻게 반격할지가 관전 포인트로 떠올랐다. LG전자는 과거 미국 빌트인 업체인 바이킹과 제휴를 이뤘지만 별다른 성과 없이 각자의 길을 선택한바 있다.

삼성전자 입장에서는 세계적인 산업디자이너 크리스 뱅글과 어떻게 조화를 이룰지도 관건이다. 윤부근 사장이 크리스 뱅글과의 불화설은 사실이 아니라고 해명했지만 아직까지 구체적인 결과물이 나오지 않았다는 점, 이탈리아 가구 업체와의 전략적 제휴를 추진했다는 점에서 향후 행보에 눈길이 간다.

<이수환 기자>shulee@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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