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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 잃은 와이브로…재난안전망 사업 향방은?

채수웅 기자
[디지털데일리 채수웅기자] 안전행정부가 추진 중인 재난안전통신망 구축사업에 대한 예비타당성 조사가 늦어지고 있는 가운데 사업에 대한 전면 재검토가 이뤄질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현재 재난망 사업은 테트라(TETRA)와 와이브로(WiBro) 두가지 통신기술과 사업성 등을 놓고 예비타당성조사가 진행 중이다.

테트라는 현재 소방방재청, 경찰청 등에 도입돼 사용되고 있다. 아직까지는 통합 재난망 사업에 채택 가능성이 가장 높은 기술이다. 하지만 무선데이터, 구축비용, 특정기업 기술 독점 등의 문제점을 지니고 있다.

때문에 보완망이 필요하다는 지적들이 제기됐고 아이덴(iDEN), 롱텀에볼루션(LTE) 등과 경합 끝에 와이브로가 보완재로 타당한 것으로 평가받았다.

하지만 테트라+와이브로 방식이 적합한 것으로 평가된 것은 지금으로부터 2년전이다. LTE가 지금처럼 활성화되기 전이고 반대로 와이브로는 여전히 국가적인 차원에서 진흥정책을 펴던 시점이다.

하지만 이달 초 미래창조과학부가 LTE-TDD 도입을 허용, 사실상 와이브로 진흥정책을 포기함에 따라 재난망 사업에도 영향을 미치게 됐다.  

국내는 물론, 전 세계적으로 와이브로 시장이 계속해서 축소되고 있고 주요 통신장비 업체들도 관련 사업을 포기하고 있다. 와이브로 태동에 큰 힘을 보탰던 삼성전자조차도 와이브로 사업을 포기한 상태다.

기존 와이브로 사업자인 KT도 LTE-TDD 전환을 요구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새로운 와이브로 전국망을 구축하는 것 자체가 시대흐름에는 크게 어긋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반면, LTE는 확실한 시장의 대세로 자리매김했다. 이동통신 3사가 경쟁적으로 기술진화를 이끌고 있다. 철도통신망 등 특수망도 LTE로의 진화를 모색하고 있다.

재난망 사업에 주파수를 제공해야 할 미래부 역시 재난망 사업에 와이브로 기술은 바람직하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안행부 요구처럼 700MHz 주파수를 제공하는 것 자체도 쉽지 않은데다 규모의 경제 형성에 실패한 와이브로보다는 LTE에 대한 논의가 필요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기종망 연동에 대한 요구와 관심은 우리나라를 비롯해 주요 국가에서 높아지고 있다. 또한 미국, 캐나다, 이스라엘 등 중복투자방지, 구축비용 절감 차원에서 전용망이이 아닌 공중망을 활용하는 국가들도 있다. 미국은 LTE를 재난망 기술방식으로 선정하기도 했다.

재난망에 와이브로 기술이 적합하지 않다는 분위기는 점점 커지고 있다. 하지만 와이브로를 배제하고 테트라 단일 기술로 사업을 진행할 경우 다시 문제가 지적됐던 과거로 회귀하는 셈이다.

때문에 기술방식의 변화, 또는 이미 구축된 통신망을 적극 활용해야 한다는 목소리는 점점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사업논의가 시작된지 10년이 지난 상황에서 또 다시 재검토를 추진하는 것 역시 사업 추진 부처인 안전행정부 입장에서는 부담스러울 수 밖에 없다.

일단은 한국개발연구원(KDI)의 예비타당성 조사를 기다려야 하는 상황이다. 내년 재난망 예산이 한 푼도 반영되지 않은 상황인 데다 와이브로 등 통신기술 환경의 변화 및 사업비 등에 대한 지적이 끊이질 않는다는 점에서 전면 재검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을 전망이다.

<채수웅 기자>woong@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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