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한주엽기자]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은 “어떠한 어려움에도 흔들리지 않는 영원한 초일류 기업을 향한 새로운 첫발을 내딛고 다시 한 번 힘차게 나아가자”고 말했다.

이 회장은 28일 오후 6시 서울 신라호텔 다이너스티홀에서 ‘신경영 20주년’ 기념 만찬 행사를 개최한 가운데 영상 메시지를 통해 이 같이 말했다. 삼성 신경영 체제는 1993년 “마누라와 자식 빼고 다 바꾸자”, “양에서 질로 전환하자”는 이건희 회장의 선언으로부터 시작됐다. 올해는 신경영 20주년이 되는 해다.

그는 영상 메시지를 통해 “우리는 초일류기업이 되겠다는 원대한 꿈을 품고 한 길로 달려왔다”며 “양 위주의 사고와 행동방식을 질 중심으로 바꾸면서 경쟁력을 키워 왔다”고 말했다. 이어 “임직원의 열정과 헌신이 큰 바탕이 됐고, 그 결과 우리는 창업 이래 최대 성과를 이루고 있다”고 자평했다.

이 회장은 “앞으로 우리는 자만하지 말고 위기의식으로 재무장해야한다”며 “실패가 두렵지 않은 도전과 혁신, 자율과 창의가 살아 숨쉬는 창조경영을 완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가 이룬 큰 성과 만큼이나 사회적 기대와 책임도 한층 무거워졌다”며 “지역사회와 상생하는 역할을 더욱 강화해야 한다”고도 말했다.

삼성전자 권오현 부회장, 윤부근, 신종균 사장, 종합기술원 유인경 부사장의 회고도 이어졌다. 권 부회장은 “이 정도면 잘하고 있는데, 처음에는 자존심도 상하고 서운하기도 했다”며 “하지만 이건희 회장 말씀을 들을 수록 그 위기감이 절절하게 느껴졌다”고 말했다.

윤부근 사장은 “90년대부터 디자인경영과 소프트경쟁력을 강조한 이 회장의 말은 당시 제대로 이해하기 어려운 얘기들이었지만 그런 무형의 가치가 명품과 평범한 것의 차이였다”며 “이 회장의 앞선 안목과 생각이 결국 지금 세계 소비자들에게 사랑받는 삼성의 명품을 만들어낸 것”이라고 말했다.

신종균 사장은 1995년 이뤄진 불량제품 화형식을 회고하며 “내 자식같은 무선전화기가 타들어가는 걸 보고 내 몸이 타는 것 같았다”라며 “불량에 대한 안이한 마음을 털끝만큼도 안 남기고 다 태워버렸고, (갤럭시 등 최근 무선사업부의 높은 실적이) 지금의 삼성은 거기서 시작됐다”고 말했다.

삼성의 초대 펠로(Fellow)인 유인경 종합기술원 부사장은 “이 회장은 제 2창업의 정신으로 기술 중시를 강조했고, 펠로라는 제도가 바로 그 상징”이라며 “이런 토양 속에서 세계 최고의 기술이 만들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 날 행사에는 이건희 회장을 비롯해 삼성그룹 사장단과 부사장단, 협력사 대표 등 350여명이 참석했다.

행사장 로비에는 삼성전자 무선사업부의 ‘창조적 비상’, 삼성생명의 ‘삼성인의 진화’, 삼성중공업의 ‘해양도전과 창조, 혁신’, 삼성건설의 ‘새로운 역사 창조’ 등 27개 계열사가 업의 특성에 맞게 신경영을 상징하는 30개의 조형물을 제작해 전시했다.

신경영 관련 도서도 전시됐다. 이건희 회장의 신경영 철학과 삼성의 성과 및 발전을 소개하는 국내 26권, 해외 12권(일본, 미국, 독일, 중국 등), 총 38권이 전시됐다.

<한주엽 기자>powerusr@d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