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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신경영 20년 성과 한 눈에… 삼성이노베이션포럼 27일부터 일반 개방

한주엽 기자

[디지털데일리 한주엽기자] “모조리 태워 없애시오!”

1995년 3월 ‘무선전화기 화형식’은 삼성전자 역사에 획을 긋는 상징적 사건이었다. 당시 무선전화기 사업부는 무리하게 제품 출시를 서두르다 불량률이 11.8%까지 치솟았다. 이건희 회장은 “신경영 이후에도 이런 나쁜 물건을 만들어 파는 정신은 무엇인가”라고 질책하며 불량품 15만대를 수거해 불태워버렸다.

“마누라와 자식 빼고 다 바꾸자”, “양에서 질로 전환하자”는 이건희 회장의 1993년 ‘신경영 선언’ 체제는 화형식 이후 보다 깊숙하게 조직 속으로 스며들었다. 신경영 선언 20주년인 현재 삼성은 눈부시게 성장했다. 1998년 29조원이었던 삼성 그룹의 매출은 지난해 380조원으로 13배 늘었고, 세전 이익은 8000억원에서 38조원으로 47배, 세계 1위 제품은 1개(D램)에서 20개가 됐다.

삼성전자가 1993년 신경영 선언 당시 제품과 현재의 전략 제품을 각각 분해해 나란히 비교하는 ‘삼성이노베이션포럼(SIF)’를 27일부터 수원디지털시티에서 개최한다. 이 행사는 일반인도 참석 가능하다. 전시회 홈페이지(www.2013samsungforum.com)에서 간단한 절차를 거쳐 참관 신청을 하면 된다.

26일 삼성전자는 일반 개방에 앞서 국내외 미디어들에게 SIF 현장을 공개했다. 삼성 측은 “신경영 선언 이후 제품의 외관은 물론 내부 부품과 설계까지 얼마나 큰 혁신이 있었는 지 한눈에 볼 수 있게 전시관을 꾸몄다”라고 설명했다.

휴대폰은 1995년 출시한 1세대 아날로그폰 SH-870과 올해 내놓은 갤럭시S4를 비교했다. SH-870은 당시 95만원선에 판매한 고급형 제품. 갤럭시S4는 가격을 80만원대 후반으로 낮추면서 9종의 센서로 무장, 첨단 기능들을 적용했다. 부품 국산화율(금액기준)은 당시 60%에서 90%까지 높이면서 더욱 작고 얇은 자체 부품을 쓰고 있다고 삼성전자는 설명했다.

TV의 진화도 눈에 띄었다. 1996년 ‘숨어있는 1인치를 찾아라’라는 광고로 유명했던 명품 플러스원 TV와 올해 모델인 F8000 스마트TV를 비교했다. F8000은 화면 크기가 명품 플러스원 TV에 비해 2배 이상 커졌지만 두께와 무게가 34.9mm, 18.3kg으로 각각 93%, 65%나 줄어들었다. 소비전력도 78W로 절반 미만까지 낮췄다. 과거 제품은 작동 버튼이 8개나 있었지만 F8000은 음성과 동작인식 등의 역할로 전원버튼 단 1개만 탑재돼 있다.

모니터는 1995년 당시 고사양 제품이었던 ‘싱크마스터 17GLi’와 지난해 출시한 프리미엄 제품인 SB970을 비교했다. 과거 브라운관 모니터 대비 SB970은 두께가 40% 이상 줄어 공간 효율이 개선됐다. 1996년 당시 가격이 400만원을 넘었던 노트북 ‘센스5900’는 가격, 성능, 두께, 무게 등 모든 점에서 올해 출시된 ‘아티브북9’과 크게 비교됐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SIF는 이러한 제품분해 전시뿐 아니라 삼성전자가 메모리 반도체, TV, 휴대폰, 모니터 등 다양한 분야에서 세계 1위로 도약하면서 거듭해온 혁신과 창조의 역사를 볼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수원=한주엽 기자>powerusr@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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