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채수웅기자] 지상파 방송업계가 700MHz 주파수 확보에 사활을 걸고 있다. 방송콘텐츠 생산 측면에서는 절대 강자이지만 방송송출 측면에서는 여전히 유료방송에 대한 의존도가 높다.
주파수를 확보하지 못해 향후 울트라HD(UHD) 방송 송출이 어려워질 경우 방송콘텐츠 시장에서 쌓아온 막강한 입지가 흔들릴 수 있다. 향후 재송신 등 유료방송 사업자들과의 협상에서도 우위를 차지하기 어렵게 되기 때문이다.
지상파 방송업계는 최근 방송통신위원회에 700MHz 주파수 108MHz폭 중 66MHz(11CH) 폭을 사용하는 밴드플랜 1안과 24MHz폭 2개를 사용하는 밴드플랜2안을 제출했다.
지상파 방송사들은 700MHz 주파수를 받아 내년부터 UHD 방송을 준비하고 2015년부터 수도권을 중심으로 서비스 하겠다는 계획이다.
특히, 지상파 방송업계는 주파수 반납을 거론할 정도로 700MHz 확보에 사활을 걸고 있다. 지상파 방송업계는 UHD 방송이 활성화돼 HDTV를 종료할 경우 여유대역 132~150MHz를 반납하겠다는 입장이다. 즉, UHD 방송을 할 수 있게 잠시 700MHz 주파수를 빌려달라는 것이다.
물론, 통신사업자들처럼 주파수를 할당받아 쓰는 기간이 명확하지 않다. HD 방송이 종료되고 주파수 여유대역이 남는 시점이 명확하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 주파수 반납을 언급할 정도로 지상파 방송사들이 700MHz 주파수를 원하는 것은 UHD 방송을 통해 콘텐츠는 물론, 플랫폼 지배력을 이어가기 위한 전략으로 분석된다.
아날로그 방송 시절 지상파 방송사들의 콘텐츠 영향력은 막강했지만 더 이상 콘텐츠 경쟁력만으로 시장에서 지배력을 행사하기는 힘든 상황이다. 유료방송의 플랫폼 경쟁력은 여전히 강하고 경쟁력 있는 콘텐츠제공사업자(PP)도 다수 등장하면서 지상파 방송사들의 입지는 점점 좁아지고 있다.
주파수 확보 및 다채널서비스(MMS)에 사활을 거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지상파는 무료보편적 서비스라는 가치가 있기 때문에 직접수신율을 높이고 채널이 다양해지면 유료방송 못지 않은 플랫폼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
지상파 방송사 관계자는 \"지상파를 직접수신하지 않는 이유는 화질, 채널, 수신율 측면에서 경쟁력이 떨어지기 때문\"이라며 \"지상파 방송사가 콘텐츠만 생산하게 될 경우 플랫폼으로서 존재가치가 없어지기 때문에 700MHz 주파수가 필요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플랫폼 없이 콘텐츠만 만들라는 것은 콘텐츠 사업자로서의 지위를 급격히 하락시키는 것\"이라며 \"지상파가 매체로서 경쟁력을 잃고 PP가 되면 지금과 같은 지위를 유지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