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전

가장 한국다운 생활가전…김치냉장고 ‘맛’의 비밀을 찾다

이수환 기자

- 위니아만도 전종인 김치연구소장
- 가장 세계적인 김치 만들 것


[디지털데일리 이수환기자] 얼마 전 우리나라 ‘김장문화’가 유네스코 무형 유산 위원회에서 인류무형유산으로 등재됐다. 그만큼 김치가 고유의 문화라는 것은 인정한 셈이다. 그래서인지 역설이지만 김치냉장고도 전형적인 내수에 초점을 맞춘 백색가전으로 자리매김했다.

김치냉장고 역사를 말할 때 빼놓을 수 없는 업체가 바로 위니아만도다. 국내 생활가전 업계에서 유일하게 김치연구소를 갖추고 관련 연구를 꾸준히 진행하고 있다. 올해 출시한 2014년형 ‘딤채’ 김치냉장고에도 관련 기술이 아낌없이 적용됐다.

예컨대 ‘바이탈 발효과학’은 스마트 센서로 김치의 온도를 감지해 최적화된 온도 및 수분 조절로 건강하고 맛있게 김치를 맞춤 숙성해 주는 기능이다. 유산균과 비타민C뿐만 아니라 오르니틴 생성을 촉진해 맛과 건강, 영양까지 고려했다. 오르니틴은 간 기능 개선과 음주 후 숙취 해소에 효능이 있고 기초 대사를 촉진시켜 비만을 예방해주는 물질로 건강기능식품 소재로 각광받고 있다.

위니아만도 아산 공장에 찾아 김치연구소를 이끌고 있는 전종인<사진> 소장을 만났다. 전 소장은 전국을 돌아다니며 수백 가지 종류의 김치를 맛보고 직접 담가본 말 그대로 김치장인에 가까운 인물이다. 국내외 김치에 관련된 논문은 읽어보지 않은 것이 없을 정도로 10년 넘게 김치에 푹 빠져있기도 하다.

김치냉장고에는 김치를 발효시키기 위한 기능이 다양하게 내장되어 있다. 하지만 아직까지도 많은 가정에서는 김치냉장고를 단순히 김치를 보관하는 용도로 이용하는 경우가 많다. 전 소장은 “김치 발효와 관련된 프로그램을 이용하는 사용자는 15% 정도에 불과하다”며 “초기에는 프로그램이 단순했지만 최근에는 김치 자체의 온도를 살펴서 정확하게 발효될 수 있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일종의 인공지능(AI) 기능인 셈이다.

김치맛을 좌우하는 것은 결국 유산균이다. 숙성되면서 다양한 유산균이 발생하고 이 과정에서 맛이 바뀐다는 설명이다. 같은 김치를 담그더라도 계절에 따라 맛이 달라지는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결국 온도를 정확하게 유지하면서 유산균이 어떤 조건에서 얼마나 나타나는지 파악할 수 있어야 한다는 얘기다.

전 소장은 “나트륨으로 인한 건강 문제를 말할 때 김치가 언급되는데 이는 특유의 국물문화 때문이지 김치 자체로 인한 것이 아니다”라며 “김치냉장고가 없었다면 우리나라 주거상황이 대부분 아파트인 상황에서 제대로 김치를 섭취하기가 쉽지 않았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설명했지만 김치냉장고는 내수시장 비율이 절대적이다. 일부 국가에 수출이 진행되고 있지만 제한적이고 그나마 교포를 대상으로 하고 있는 경우가 많다. 김치냉장고의 세계화는 곧 김치의 세계화가 이뤄져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런 측면에서 김치냉장고의 숙성 기능을 다양한 범위로 넓힐 필요가 있다. 발효와 숙성을 이용하는 음식이 전 세계 곳곳에 널려 있어서다. 빵이나 맥주도 모두 이와 무관치 않다. 전 소장도 이에 공감한다.

“전 세계적으로 김치냉장고 활로를 개척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음식 문화를 파악하고 주요 트렌드인 건강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며 “맛은 기본이고 영양학적 특성, 그리고 문화를 결합한 김치냉장고를 개발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또한 그는 “김치의 핵심은 결국 유산균이고 새로운 균질을 발견해 김치의 세계화에 도움이 되고 싶다”고 덧붙였다.

<이수환 기자>shulee@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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