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이상일기자] SK그룹이 지난 22일 수펙스추구협의회에 ICT기술·성장추진 총괄직을 신설하고 삼성그룹 CTO 출신 임형규 전 사장을 부회장으로 영입했다.

또, SK그룹은 그룹 운영체계인 ‘수펙스추구협의회’ 내에 별도의 위원회 설치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SK그룹이 특정 산업을 육성하기 위한 별도 위원회를 설치하는 것은 처음이다. 수펙스추구협의회는 6개 위원회로 구성되며 전략위원회, 글로벌성장, 커뮤니케이션, 윤리경영, 동반성장위원회로 체제가 마련돼 있다.

ICT기술·성장추진 위원회가 설치된다면 특정 기술 및 사업을 대상으로 마련되는 첫 위원회로 기록될 전망이다. ICT 기술을 그룹의 핵심 성장동력으로 적극적으로 육성하겠다는 SK그룹의 의지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이에 따라 SK텔레콤, SK C&C, SK하이닉스 등 SK그룹내 핵심 ICT기업의 기술개발 로드맵이 어떻게 변화할지가 관심이다.

알려진 것처럼 임 부회장은 삼성전자에서 메모리 개발본부장(부사장), 시스템 LSI사업 부장(사장), 삼성전자 기술총괄 사장, 삼성종합기술원장, 신사업팀장(사장)을 역임한 대한민국 대표적인 연구개발 분야의 기술인재다.

특히 업계에서는 임 부회장이 삼성그룹 CTO 역할을 수행했던 만큼 SK그룹에서도 그룹 CTO 역할을 맡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현재 SK텔레콤은 변재완 미래기술원장이, SK하이닉스는 김용탁 개발부문장이 CTO 역할을 맡고 있다. 반면 SK C&C의 경우 ICT 전문 기업의 특성상 전담 CTO 보직은 없는 상황이다.

임 부회장이 그룹 CTO를 맡게 된다면 SK그룹내 ICT 기업들의 기술 로드맵을 서로 융합하고 새로운 서비스를 창출해 내는 거시적 관점에서의 역할을 수행할 것으로 전망된다.

예를 들어 SK C&C가 추진하고 있는 마이크로SD카드 사업과 SK하이닉스, SK텔레콤과의 연계 기술 개발, 최근 각광받고 있는 FPGA(Field Programmable Gate Array, 현장 프로그래머블 반도체) 등 다양한 융합 기술 및 서비스 발굴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다만 SK그룹에선 임 부회장의 정확한 업무와 역할에 대해선 아직 논의 중이라고 선을 긋고 있다.

SK그룹은 ICT기술·성장추진 총괄 조직은 SK그룹 내 ICT 관련 기업인 SK텔레콤, SK C&C, SK하이닉스 내의 기술 성장관련 인력과 조직을 총괄하게 된다는 내용의 보도자료를 내보냈지만 이것이 3사의 R&D 조직에 대한 인사권 등을 갖게 된다는 것은 아니라고 강조하고 있다.

이에 대해 SK 그룹 관계자는 “(임 부회장이)2월부터 출근 예정”이라며 “구체적인 역할과 책임은 결정돼지 않았으며 다만 R&D 전문가로서 그룹 전체를 관장하는 R&D 방향성을 제시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이상일 기자>2401@d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