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어컨 공기청정 경쟁 본격화…‘미세먼지‧바이러스 잡아라’
- 사계절 내내 활용 가능하도록 설계
[디지털데일리 이수환기자] 에어컨 예약판매 시즌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중국발 미세먼지와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등으로 인해 각 업체의 에어컨은 공기청정 성능을 대폭 강화한 것이 특징이다.
에어컨은 전통적인 계절가전으로 판매량의 절반 이상이 여름철에 집중된다. 1월부터 최대 4월까지 예약판매를 진행하지만 날씨에 따라 재고량에 극심한 차이를 보이는 경우가 많다. 예컨대 지난 2012년 여름은 날씨가 예상보다 선선했지만 8월 이후 찜통더위가 이어져 에어컨 판매가 막판에 집중되기도 했다.
요즘 출시되는 에어컨은 공기청정 성능이 예전에 비해 한층 높아졌다. 단순하게 프리필터와 카본필터만 장착했던 것을 기능성 필터와 플라즈마 이오나이저 등을 더해 공기청정기 못지않은 성능을 낸다. 공기청정기와 비교해 정화범위도 훨씬 넓다. 공기를 빨아들이고 내뱉는 용량이 훨씬 크기 때문이다. 말 그대로 사계절 내내 사용할 수 있도록 배려한 셈이다.
에어컨의 공기청정 성능을 가장 먼저 강조한 업체는 LG전자다. ‘슈퍼 이온 발생기’와 4가지 필터를 통해 PM2.5 이하의 초미세먼지, 알레르기 유발 물질, 중국발 스모그 원인물질 및 냄새를 제거할 수 있다. 3M에서 제조한 필터를 대거 채용한 것이 특징이며 영국알레르기협회의 BAF(British Allergy Foundation) 인증을 받았다. 청정 모니터링을 통해 실내 공기청정 상태를 5단계로 구분해 음성으로 알려준다.
뒤이어 삼성전자도 공세에 나섰다. 올해 ‘삼성 스마트 에어컨 Q9000’은 0.1마이크로미터의 초미세먼지까지 제거할 수 있는 ‘4계절 청정필터’와 불쾌한 냄새를 없애는 ‘숯 탈취 필터’를 채용한 공기청정 기능, 유해 세균을 제거하는 ‘바이러스 닥터’를 더했다.
LG전자와 삼성전자의 공기청정 성능은 일단 큰 차이가 없다. 슈퍼 이온 발생기나 바이러스 닥터 모두 플라즈마를 이용한 것이고 미세먼지와 함께 탈취까지 고려했다. 상대적으로 LG전자가 BAF 인증을 받았다는 점이 차별화 포인트. 두 회사 모두 한국공기청정기협회(CAC) 인증을 제공한다.
캐리어에어컨은 작년에 이어 올해도 전자제어헤파필터(ifD)를 강조하고 나섰다. 머리카락 굵기 1/200 크기의 먼지도 99.99% 이상 걸러준다. 3단계 필터(항균 프리필터, 전자제어헤파필터(ifD), 나노실버 전기집진기)가 내장되어 초미세먼지를 3번에 걸쳐 제거해준다. 9단계로 실내공기를 걸러주는 ‘울트라 나노 공기청정시스템’도 특징이다.
작년까지 플라즈마 의존도가 높았던 위니아만도는 올해부터 ‘미세망 은나노 살균’ 기능을 더했다. 은나노 항균필터를 장착해 공기중에 미세먼지와 세균을 동시에 제거가 가능하다. 다만 캐리어에어컨과 마찬가지로 CAC나 BAF 등의 인증이 제공되지 않는다는 점은 소비자 입장에서 단점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한 업계 전문가는 “그 동안 에어컨 업체가 사계절 내내 이용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해왔고 올해 미세먼지 등의 이슈로 제대로 판매에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며 “제품을 구입할 때 필터교체 등 유지비도 사전에 따져봐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수환 기자>shulee@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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