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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트업, 처음부터 글로벌 수준 맞춰야“

심재석

“글로벌 시장에 진출하고, 글로벌 벤처 캐피탈로부터 투자를 받기 위해서는 처음부터 글로벌 기준에 맞도록 회사를 준비해야 합니다”

24일 미국계 벤처캐피탈 DEV 코리아(대표 송진호)가 한국지사 설립을 기념해 주최한 '글로벌 VC 동향과 전략'이라는 세미나에서 나온 말이다. 뉴욕에 소재한 법무법인 루딘스킨&김의 파트너 변호사인 케인 김은 ‘국경을 넘는 금융과 출구 전략’이라는 주제의 강연에서 이같이 강조했다.

그는 이 자리에서 국내 벤처기업들이 글로벌 투자를 받기 위한 조건으로 문서화(documentation)의 중요성을 언급했다. 한국 기업들이 글로벌 시장에 진출할 때 가장 취약한 부분이라는 지적이다.

예를 들어 한국 기업들은 계약서에 구체적인 내용을 명시하지 않는 경향이 있다. 굳이 언급하지 않아도 당연하다고 생각되는 것은 명시하지 않는 문화 때문이다. 실제로 한국인들은 부동산 거래를 할 때 서너 장의 계약서로 해결하지만, 미국의 경우 계약서만 수십 장에 달한다고 한다.

직원을 고용할 때도 마찬가지다. 김 변호사는 “만약 회사의 중요한 기술을 꿰뚫고 있는 최고기술책임자가 경쟁 회사로 간다면 어떻게 할 것인가”라고 물으며 “이같은 일이 벌어지면 어떤 조치를 취할 것인지 고용 계약서에 모두 명시돼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특허도 글로벌 관점에서 다시 봐야 한다고 김 변호사는 설명했다. 한국 기업들이 특허를 많이 따지만, 막상 글로벌 시장에서 침해가 이뤄졌을 때 법적으로 증명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김 변호사는 “한국의 특허를 기반으로 추론한 패턴을 글로벌 시장에 적용해 법적으로 이기기 어렵다”면서 “모든 것이 문서화 돼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벤처기업은 사람, 지적재산권, 문서가 전부”라며 “국내 벤처기업들이 글로벌 벤처캐피탈의 투자를 받기 위해서는 이 세 가지 조건부터 채워야한다”고 강조했다.

DEV코리아는 이번 세미나에서 글로벌 진출에 특화된 '원 월드 벤처 프로그램(One World Venture Program)'을 소개했다. 송진호 디이브이코리아 공동대표는 “이 프로그램은 미국 VC 전문가가 한국 스타트업을 직접 발굴해 글로벌 기준에 적합하게 투자, 육성하고 미국 기존 포트폴리오 회사와 결합해 글로벌화하는 맞춤형 방식으로 진행된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세미나에서는 우선 미국 MTV 계열 미디어넷 CEO를 역임한 벤처투자 및 경영 전문가 알렌 맥글레이드(Alan McGlade)와 미국벤처회사 하이파이(Hifi)의 대표이사 겸 DEV 파트너인 매닝 대표 등이 참석해 글로벌 투자 통향을 설명했다.

<심재석 기자>sjs@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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