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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외산만…” 새마을금고 회선사업, 국산 스위치 원천 차단 논란

이유지

[디지털데일리 이유지기자] 3년간 200여억원 규모로 예상되는 새마을금고 전산망 전용회선 사업자 선정작업이 이번주 본격화되는 가운데, 국산 네트워크 장비의 이 사업 제안이 원천 차단돼 논란이 되고 있다.

새마을금고중앙회는 지난달 20일 새마을금고 전산망 전용회선 이용 단가협약 입찰공고를 내고 오는 3일 제안서 접수를 마감한다.

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새마을금고중앙회는 이번 회선사업에서 새마을금고 본점과 3200개 지점 등이 3년간 이용할 전용회선 사업자를 선정, 단가계약을 맺을 예정이다. 최종 계약을 체결하는 통신사업자는 새마을금고 전산센터와 지역본부, 본·지점단에 광전송·MSPP 장비와 라우터·L3스위치 장비를 대량 구축, 운용하게 된다.

KT와 SK텔레콤, LG유플러스에 배포된 제안요청서(RFP)에는 모든 발주 장비가 동일제조사 제품이어야 하고, 3년간 금융기관 납품 실적이 있어야 한다고 명시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새마을금고측은 인프라 고도화 기본요건으로 구축되는 장비가 국내 금융기관에 설치·운용돼 안정성이 검증된 장비일 것을 요구했다. 장비 상세사양에서 전산센터와 지역본부 라우터, 금고용 L3스위치는 동일 제조사 장비여야 한다는 조건도 내걸었다.

다산네트웍스, 유비쿼스 등 국내 업체들은 이들 두 조건으로 사실상 국산 장비의 진입을 원천 배제한 것으로 보고 있다. 국산 네트워크 장비 가운데 현재 금융 전산센터에 공급돼 사용되고 있는 장비는 없다.

이를테면 유비쿼스의 경우 센터급부터 하단까지 이번에 발주된 모든 장비 라인업을 구비하고 있고, 통신사뿐 아니라 공공시장에 300대 이상 백본 스위치 납품실적을 갖고 있음에도 새마을금고 사업 제안조건에는 부적격하다.

물론 이 조건은 시각에 따라 국산뿐 아니라 특정 외산장비로 제한하기 위한 것이란 분석도 있다. 이 경우 국산뿐만 아니라 다른 외산 네트워크 장비업체들도 문제를 제기할 수 있는 부분이다.

한 관련업체 관계자는 “새마을금고 사업은 동일 제조사 장비 조건을 걸면서 금융권에 이미 구축돼 있는 장비로 제한했다”며 “이는 국산 장비업체는 어느 한 곳도 제안할 수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또 “통신사나 기업에서 제조사가 다른 제품들을 함께 사용하듯이 센터와 지역본부, 본점과 지점에서 사용하는 장비가 굳이 모두 동일 제조사일 이유가 없다. 더욱이 3년간 금융기관 레퍼런스를 요구한 것은 외산 장비가 먼저 시장을 점유하고 있는 상황에서 국산 장비는 레퍼런스를 쌓을 수 있는 기회조차 박탈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른 업계 관계자도 “지난해 이번 새마을금고 사업과 비슷한 사업을 진행했던 농협도 제안요건을 국산 장비가 맞출 수 없는 제1금융권에 공급된 장비로 제한하면서 국산 장비를 배제했다”며 “계속 이런 식이라면 국내 통신·네트워크 장비 업체들은 막대한 비용을 투자해 제품을 개발하더라도 금융권에는 영원히 공급할 수 없다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ICT특별법과 네트워크산업 상생협력 실천방안이 제정됐음에도 공공기관조차 국산에 대한 불공정한 입찰 관행과 역차별이 전혀 줄어들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는 진단도 나왔다.

또 다른 업체 임원은 “새마을금고는 안전행정부 산하기관이다. 각종 법제도가 마련된 상황에서 이를 선도적으로 이행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함에도 불구하고 국산 장비를 배제하며 지금까지 해온 관행 그대로 외산 장비만 제안할 것을 요구하고 있어 안타깝다”고 토로했다.

이번 새마을금고 사업에 앞서 경기도지방경찰청이 지난달 공개한 광대역 초고속 정보통신망 구축 사업 사전규격에는 전송장비(MSPP)와 스위치 모두 특정 외산장비만 공급이 가능한 독소조항이 무더기로 발견돼 논란이 됐다.

한편, 이번 사업은 사전 정보요청서(RFI)에서는 전송장비와 라우터·스위치 모두 각각 특정 외산장비에 해당되는 독소조항이 담겨 있었으나 이 부분은 새마을금고중앙회와 통신사 간 협의를 거쳐 빠진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MSPP 전송장비의 경우엔 국산 장비 제안이 가능한 상태다.

<이유지 기자>yjlee@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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