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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팹리스 성장률 톱25 가운데 7곳이 ‘중화권’

한주엽

[디지털데일리 한주엽기자] 중국과 대만 등 중화권 반도체 팹리스(Fabless) 업체들이 무서운 속도로 성장하고 있다. 팹리스란 공장을 보유하지 않은 반도체 설계 업체를 의미한다.

12일 시장조사업체 IC인사이츠에 따르면 지난해 매출 성장률 상위 25개 기업 가운데 중국, 대만, 싱가포르 등 중화권 업체의 숫자는 7곳이나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중국 기업인 스프레드트럼과 하이실리콘의 약진이 눈에 띈다. 양사는 작년 팹리스 업체 성장률 순위에서 각각 1위 및 5위를 차지하는 기염을 토했다. 스프레드트럼은 전년 대비 48% 성장한 10억7000만달러, 하이실리콘은 15% 성장한 13억5500만달러의 매출을 기록했다. 지난 2008년까지만 해도 이 순위에 중국 기업은 없었다는 것이 IC인사이츠의 설명이다. 순위권 내에 한국 기업들은 포함돼 있지 않았다.

국내 팹리스 반도체 업계의 한 관계자는 “중화권 업체들이 성장하는 이유는 제품 그 자체의 경쟁력도 있겠지만, 거대 중국 시장을 등에 업었기 때문”이라며 “국내 유망 팹리스가 순위권 내에 이름을 올리기 못한 건 대부분 한국 내 대기업들과 종속적 사업 관계를 맺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2012년 모바일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시장에 본격 진출한 스프레드트럼은 3G 모뎀칩을 통합한 저가 제품을 중국 스마트폰 완성품 업체에 주로 판매하며 빠르게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이실리콘은 세계적인 모바일 네트워크 업체로 성장하고 있는 화웨이의 자회사다. 화웨이 스마트폰과 통신 장비에 탑재되는 각종 반도체를 공급하며 매출을 늘린 것으로 풀이된다.

중국 스프레드트럼과 하이실리콘 외에도 대만 미디어텍(36%), 리얼텍(14%), 노바텍(11%), 하이맥스(5%), 싱가포르 아바고(9%) 등이 지난해 매출 성장률 상위 기업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미디어텍은 중국과 인도 등 저가 AP 시장을 공략하며 무섭게 성장하고 있는 기업이다. 리얼텍은 네트워크 및 오디오칩이 주력이다. 노바텍은 디스플레이드라이버IC와 TV 및 셋톱박스 시스템온칩(SoC)을 주로 판매한다. 하이맥스도 디스플레이드라이버IC가 주력인 업체로 구글 글래스에 관련 제품을 공급하면서 최근 명성을 높이고 있다. 아바고는 무선주파수(RF) 등 다양한 제품군을 다루는 업체로 최근 미국 팹리스인 LSI로 인수됐다.

<한주엽 기자>powerusr@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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