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롬캐스트 국내 출시…한국판 넷플릭스는 누구?
[디지털데일리 심재석기자] 인터넷의 미디어 콘텐츠를 TV로 볼 수 있도록 지원하는 구글의 크롬캐스트가 드디어 국내에 상륙했다. 크롬캐스트는 미국에서 수백만 대가 판매된 것으로 알려진 히트 상품이다. 비즈니스인사이더 지난 2월 보도에 따르면, 크롬캐스트는 지난 해 하반기 약 270만대가 팔렸다. 구글 측은 지난 해 4분기 가장 많이 팔린 제품이 크롬캐스트라고 밝힌 바 있으며, 지난 1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 콜에서도 “크롬캐스트는 진짜 히트상품”이라고 말했다.
그렇다면 국내에서는 어떨까? 국내에서도 미국에서의 인기를 이어갈 수 있을까?
아직까지 긍정적인 전망은 얻지 못하고 있는 듯 보인다. 한국전파통신연구원은 동향과 전망 보고서에서 “국내에서는 유료방송사들이 자체 셋톱박스는 물론 N스크린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기에 독립계 스트리밍 단말 사업자들은 콘텐츠와 서비스 측면 모두에서 차별화가 어려울 수밖에 없다”며 부정적 의견을 표했다.
기존의 케이블TV나 IPTV와 차별화 된 콘텐츠를 제공하기 어렵다는 말이다. 미국에서 크롬캐스트의 가장 큰 성공요인은 35달러라는 낮은 가격과 함께 넷플릭스와의 제휴가 꼽힌다. 유료방송 시청료가 비싼 미국에서는 약 8달러에 다양한 방송을 시청할 수 있는 넷플릭스를 TV로 볼 수 있는 것이 엄청난 장점이었던 것이다. 구글이 크롬캐스트 출시와 함께 넷플릭스 무료 시청권 프로모션을 진행한 것도 이같은 이유 때문이었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굳이 넷플릭스 같은 제3의 서비스를 필요로 하는 가정은 많지 않을 듯 보인다. 월 1~2만원이면 케이블TV나 IPTV를 볼 수 있고, 이를 통해 드라마, 예능, 영화, 스포츠 등 다양한 콘텐츠를 실시간 및 VOD로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유튜브 UCC(사용자제작콘텐츠)를 TV라는 매체로 보고자 하는 수요층은 많지 않다.
한국투자증권 김시우 연구원은 지난 해 8월 보고서에서 국내에서 ▲이미 유료방송사의 다양한 N스크린 서비스가 존재하고 ▲국내 유료방송의 가격이 낮으며, ▲결합상품 가입자가 늘어나는 점을 근거로 “국내에서는 기존 유료방송 업체가 그동안의 헤게모니를 쉽게 잃지는 않을 전망”이라고 전했다.
이 때문에 국내에서 크롬캐스트가 성공하려면 케이블TV나 IPTV와 차별화 된 콘텐츠를 제공할 수 있어야 한다는 분석이다.
일단 구글은 크롬캐스트를 국내에 상륙 시키면서 CJ헬로비전의 ‘티빙’과 SK플래닛의 ‘호핀’과 제휴를 맺었다. 이들이 ‘넷플릭스’의 역할을 해주길 기대하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티빙이나 호핀이 그와 같은 역할을 할 수 있을 지는 다소 미지수다. 현재 티빙과 호핀에서 가장 인기 있는 콘텐츠는 TV드라마, 예능, 영화 등이다. 이는 이미 TV에서 볼 수 있는 콘텐츠다. 기존의 TV 콘텐츠를 인터넷 및 모바일로 확장하는 역할을 할 수는 있어도 TV로 확장시킬 독자적인 인터넷 콘텐츠는 부족하다는 평이다.
인터넷 업계 한 관계자는 “티빙이나 호핀은 TV 드라마 예능을 스마트폰으로 보기 위한 서비스”라며 “크롬캐스트 판매를 견인할 동력은 못 된다”고 평했다.
이에 대해 CJ헬로비전 한 관계자는 “티빙에는 일반 케이블TV나 IPTV에 없는 영화를 비롯해 전문적인 스포츠 채널 등 200여개의 채널이 있다”면서 “TV를 전통적 방식으로 소비하지 않는 계층에 통할 수 있다”고 말했다.
티빙이나 호핀 이외에 다른 OTT(Over The Top) 서비스들도 크롬캐스트로의 진출을 고려 중이다. 대표적인 것이 아프리카TV.
아프리카TV 한 관계자는 “아프리카TV는 같은 야구 중계라도 편파 중계, 채팅 등 다양한 방식으로 소비할 수 있고, TV에 맞는 개인인터넷 방송도 등장할 수 있다”면서 “아직 구체화 되지는 않았지만 크롬캐스트를 긍정적 관점으로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심재석 기자>sjs@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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