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전

무시 못 할 중국산 에어컨…중견업체 활용비중↑

이수환


- 쓸만한 성능, 저렴한 가격이 무기

[디지털데일리 이수환기자] 무더위 시즌에 접어들면서 에어컨 판매량도 늘어나고 있다. 전형적인 계절가전인 에어컨은 2000년대 초반 이후 보급률이 꾸준히 높아져 가정용 기준으로 78%에 달한다. 이는 시장이 어느 정도 완숙기에 접어들었다는 것을 의미하며 신규보다는 교체 수요가 더 많아질 가능성이 높음을 의미한다. 수량 기준으로 에어컨보다 제습기가 더 많이 판매된다는 점도 이를 뒷받침한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업계는 소비자에게 최대한 교체 수요를 이끌어내기 위해 크게 ‘전기료’, ‘가격’의 두 가지 무기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전기료는 ‘인버터’ 기술을 바탕으로 에너지소비효율 1등급이나 혹은 프론티어 등급을 제공하는 것이 핵심이다. 인버터 있는 것과 인버터가 없는 에어컨의 차이를 설명해 교체 수요를 이끌어내려는 전략이다.

다른 무기인 가격은 멀티형과 관련이 깊다. 흔히 ‘2-in-1’으로 불리며 스탠드형과 벽걸이형 에어컨을 동시에 제공하는 경우다. 동시에 중국산 에어컨으로 가격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는 점에서 유리하다.

2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국내 시장에서 중국산 에어컨이 조금씩 발을 넓히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예전에는 자체 브랜드를 붙이고 저가 공세를 펼치는 경우가 많았지만 최근에는 주문자상표부착방식(OEM)이나 제조자개발생산방식(ODM)을 주로 이용하고 있다. 대기업보다 중견업체 위주로 사업이 이뤄지고 있다.

먼저 위니아만도는 거리(Gree)와 하이신(하이센스)에서 제품을 공급받고 있다. 주로 벽걸이형 위주이지만 일부 2-in-1에 포함된 실외기의 경우 중국산을 사용한다. 2-in-1은 실외기 하나로 스탠드형, 벽걸이형 에어컨을 동시에 사용하는 형태라는 점을 고려했을 때 적지 않은 변화다.

다음으로 캐리어에어컨은 메이디(MIDEA)와 협력관계를 맺고 있다. 글로벌 캐리어와의 공조체제의 연장이다. 위니아만도와 마찬가지로 벽걸이형 에어컨에 해당되며 제습기도 메이디에서 들여오고 있다. 향후 제습기 시장이 확대될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국내에서의 사업 비중은 크지 않겠지만 지속적인 관계는 유지될 가능성이 높다.

생활가전 아웃소싱 확대를 선언한 동부대우전자는 스탠드형, 벽걸이형 모두가 중국산 에어컨이다. 작년 동부대우전자 에어컨 사업은 나름대로 의미 있는 성과를 거뒀다. 당초 예상치인 7만대를 훌쩍 뛰어넘어 10만대 이상을 팔아치운 것. 이를 바탕으로 하반기에는 냉난방 에어컨까지 선보인바 있다.

올해 에어컨 사업은 더욱 강화됐다. 실속형 모델 위주로 거리와 메이디에서 들여온 멀티형 2모델, 벽걸이형 3모델 총 5모델을 판매하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중국 거리, 메이디, 하이얼, 하이신 등은 유럽에서 한국과 일본 업체에 견줄 만큼 에어컨 분야에서 인정을 받고 있다”며 “국내에서 제습기도 중국산 제품이 크게 늘어난 상황이라 저가 모델에서 상당한 영향력을 발휘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수환 기자>shulee@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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