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프레서 경쟁력 높인 삼성, 틈새가전 공략 강화
- ‘아이스 쿨프레소’ 등 이전에 없던 제품으로 승부
- 파격적 혁신으로 시장 공략
[디지털데일리 이수환기자] 삼성전자가 오는 2015년 전 세계 생활가전 1위 달성과 함께 사업 자체의 근본적인 경쟁력 강화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 동안 생활가전은 변화의 속도가 느리고 별다른 기술적 혁신을 거듭하지 못했다. 냉장고, 세탁기, 에어컨 등 주요 제품의 기본적인 원리는 처음 개발됐던 당시와 큰 차이가 없다는 얘기다.
이런 점에서 최근 삼성전자의 행보는 눈여겨 볼만하다. 모터, 컴프레서 등 핵심부품의 역량 강화에 초점을 맞추고 있어서다. 이와 함께 구조적인 혁신도 이뤄지고 있다. 대표적인 제품이 식기세척기이다. 150년 전 개발된 원리에서 벗어나 본체 내부의 밑면과 뒷면에 물이 나오는 노즐을 배치한 뒤 반사판을 위아래로 움직이며 식기를 세척하는 ‘워터월’ 방식을 처음으로 개발한 상태다.
생활가전사업부 윤부근 대표가 “생활가전 부문은 거의 100년 이상 파격적 혁신 없었던 산업”이라며 “이제 가전 산업이 시장을 변화시키는 혁신을 수용할 때가 왔으며 삼성이 이런 변화를 선도하겠다”고 강조한 것도 이와 같은 맥락에서다.
1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생활가전 전반에 걸쳐 폭넓게 사용되고 있는 컴프레서 기술 개발은 물론 이를 바탕으로 틈새가전 공략에 나서고 있다. 최근 출시한 ‘포터블쿨러 쿨프레소’는 이런 과정을 거친 결과물 가운데 하나다.
◆핵심부품, 신기술 인증 받아=삼성전자는 이미 컴프레서와 모터에 ‘원 디지털 인버터(One Digital Inverter)’ 전략을 펼치고 있다. ‘인버터’는 인버터 소자를 이용해 전기에너지의 양이나 전원 주파수를 변경해 속도와 토크를 제어하는 것을 말한다. 상황에 따라 에너지를 적절히 조절해 전력소비량은 물론 소음과 진동을 줄일 수 있어 최근 출시되는 생활가전에 필수적이다.
특히 컴프레서의 경우 냉장고나 에어컨과 같은 냉동 공조 제품에서 사람의 심장, 자동차의 엔진과 같은 기능을 수행하는 핵심부품이라는 점에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쿨프레소도 마찬가지다. 이 제품에 적용된 ‘미니 로터리 컴프레서’는 기존 컴프레서의 크기와 무게를 크게 줄인 것이 특징이다. 355밀리리터(㎖) 콜라 캔 크기에 불과하고 고효율 모터설계기술, 냉매 손실을 최소화하는 압축 기술, 초정밀 가공 기술, 제어 기술 등으로 효율을 35% 가량 높였다. 쿨프레소가 ‘들고 다니는 에어컨’이라는 콘셉트를 가질 수 있었던 것도 탄탄한 컴프레서 기술이 뒷받침됐기 때문이다.
이런 차별성을 바탕으로 미니 로터리 컴프레서는 산업통상자원부 국가기술표준원으로부터 ‘2014년 제1회 신기술(NET, New Excellent Technology) 인증’을 획득했다.
신기술 인증은 신기술을 조기에 발굴해 우수성을 인증하는 제도로 신기술의 상용화와 기술거래를 촉진하고, 그 기술을 이용한 제품의 신뢰성을 제고시켜 구매력 창출을 통한 초기 시장 진출기반을 조성하는데 도움을 주기 위해 2006년도에 처음 만들어졌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컴프레서 소형화를 통해 개인용·이동형 냉공조 기기의 구현 기반을 마련한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무엇보다 에어컨과 같은 생활가전뿐 아니라 캠핑도구, 쿨링재킷 등 다양한 제품에 냉난방을 구현할 수 있고 가정용 AC(교류)전원은 물론 차량용 DC(직류)전원의 제품에도 사용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이수환 기자>shulee@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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